땅집고

"입지 좋은 지역 힘들 것"…공공재개발 거론되는 곳은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20.05.07 10:02 수정 2020.05.07 10:41

[땅집고] 공공재개발 제도 요약./국토교통부


[땅집고] 정부가 서울 주택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추진하기로 한 ‘공공 재개발’에 대한 실효성 의문이 제기됐다. 공공 재개발이란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 등 공기업이 정비사업 시행자로 참여하는 방식을 말한다.

7일 도시정비업계에선 강남권이나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등 입지가 뛰어난 지역이나 대규모로 추진되는 재개발 사업지는 공공 재개발 사업에 참여할 가능성이 희박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김구철 미래도시시민연대 조합경영지원단장은 “입지가 좋아 고급화 전략을 추구하는 사업지는 아파트의 마감재 수준이나 시공 경쟁력을 고려할 수 밖에 없다”라며 “임대아파트 비율이 늘어나는 것도 문제”라고 말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정부가 서울에 중저가 아파트를 대규모로 공급하겠다는 의미다. 하지만 LH와 SH에서 비용 절감을 위해 마감재 수준을 떨어뜨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강남권·마용성에서는 공공 재개발에 참여하는 사업지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즉 공공 재개발로 ‘마래푸(마포래미안푸르지오)’ 같은 단지는 절대 나올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땅집고]세운재정비촉진지구 정비구역 해제·연장 현황. /서울시


대신 도시정비업계는 정부가 주도하는 공공 재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 잠재 사업지로 세운재정비촉진지구, 증산동 205 일대(옛 수색·증산뉴타운4구역) 등을 꼽았다. 세운상가 일대 세운재정비촉진지구는 지난달 152개 구역 중 89개 구역이 정비구역에서 해제됐다. 백준 J&K도시정비 대표는 “세운상가 일대 재개발 구역은 사업성 부족과 조합 내부 갈등으로 사업 추진이 장기화했던 곳”이라며 “분양가상한제가 면제되는 공공 재개발에 적극 참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해 6월 정비구역에서 해제됐지만 최근 재개발 사업을 재추진하고 있는 증산4구역도 공공 재개발에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김연기 전 증산4구역 재정비촉진지구 추진위원장은 “구역지정 요건을 두고 주민들과 은평구청이 서로 다른 기준을 내세우고, 재개발 방식에 대해서도 주민들 의견이 대립하는 상황”이라며 공공 재개발 사업 추진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이 외에는 사업성 부족이나 내부 갈등 때문에 20년 넘게 재개발 사업이 표류하고 있는 성북구 성북1·2구역과 동선동, 용산구 용산정비창1구역과 동자동·후암동 일대가 공공 재개발에 뛰어들 가능성이 커보인다는 의견이 나왔다. 국토부는 미아·장위 등 과거 뉴타운으로 지정됐다가 해제된 곳에서 우선 대상지가 나올 것으로 예상 중이다.

공공 재개발로 짓는 아파트는 분양가는 어느 수준일까. 주택공급활성화지구로 지정해 공공 재개발로 짓는 아파트는 분양가상한제 대상에서 제외한다. 대신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고분양가 관리를 받는다. 즉 분양가가 상한제 적용 금액보다는 높지만 시세보다는 낮은 수준으로 책정되는 셈이다.

국토교통부는 공공 재개발로 그동안 지지부진했던 재개발 구역들의 사업 속도를 높여 서울 주택 공급을 확대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재 서울 재개발 구역 357곳 중 10년 동안 조합설립인가도 못한 곳이 102곳이다. 공공 재개발은 이런 사업지에 우선 적용될 전망이다. 이명섭 국토부 주택정책과장은 “사업은 대부분 공공기관과 조합이 공동 시행하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이라며 “일반적인 재개발 사업처럼 청약예금 가입자들이 청약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화제의 뉴스

공공 매입임대 약정 건수 12만5천건 돌파…심의 통과는 3만5천건
"영종도에 K엔터시티 만든다" 한상드림아일랜드, 빌보드코리아와 제휴
[단독] 도로 없는 유령아파트 '힐스테이트 용인' 준공 4년만에 드디어 공급
3기 신도시 최초 본청약 30일 시작, 인천계양 1106가구 나온다
정부 기관은 "최대치 상승" 공인중개사들은 "4.5% 하락" 엇갈린 분석, 왜?

오늘의 땅집GO

[단독] 공급부족론 폈던 국토연구원, 집값 뛰자 주택 보고서 비공개
'박현철 리더십' 롯데건설 매출 30% 성장…PF 위기 극복 '청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