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최근 서울·경기·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의 아파트 가격 상승에 따라 이 지역의 매매가격 대비 전세금 비율(전세가율)이 6년여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정부 규제와 코로나19로 서울·수도권의 아파트 값이 떨어지면 전세가율이 다시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4일 KB국민은행 리브온 월간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서울·경기·인천) 아파트 전세가율은 65.1%로, 2014년 3월(64.6%) 이래 6년 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KB시세에 따르면 지난달 수도권 지역별 아파트 전세가율은 서울 54.7%, 인천 73.1%, 경기 65.1%였다.
수도권 아파트 전세가율은 2018년 10월 70%선 보다 낮아졌고, 지난해 1월부터 1년 4개월 동안 지속적으로 하락했다. 이 기간 서울·경기·인천의 전세가 오름폭보다 매매가 상승 폭이 가팔랐기 때문이다.
서울의 전세가율은 2018년 11월 60% 밑으로 떨어진 이래 지난해 1월부터 1년 4개월째 하락세다. 경기의 전세가율은 지난해 11월 72.0%에서 5개월 연속으로 하락했다. 특히 지난 3월 전세가율이 69.8%를 기록하면서 5년 1개월 만에 70%의 벽이 무너졌다.
한편 감정원 통계로 서울의 전세가율은 지난 1월(57.2%)까지 하락세를 지속하다가 3개월 연속 상승해 지난달 57.4%에 이르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서울을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떨어지면서 전세가율이 상승 전환한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 시장에서는 정부 규제와 코로나19로 서울·수도권의 아파트 매매량이 감소하면서 매매 약세, 전세 강세의 장이 펼쳐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 경우 전국적으로 5~6년 전 수준으로 떨어진 아파트 전세가율이 상승하게 된다.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세금 부담이 늘어난 집주인들이 사실상 0%대 저금리에서 전세가를 올릴 가능성이 커진 것도 전세가율 상승을 압박하는 요인이다.
박원갑 KB국민은행 수석전문위원은 "매매가 상승 폭이 큰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가율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면서도 "코로나19에 따른 전세 수요가 늘고 저금리 기조인 점을 고려할 때 앞으로 전세가율 하락 폭이 줄거나 상승으로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현희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