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아파트 가격이 8년만에 월간 기준으로 가장 많이 떨어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는 “올 4월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지난해 5월(-0.04%) 이후 11개월 만에 처음으로 전월보다 평균 0.17% 하락했다”고 1일 밝혔다.

강남 3구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강남·서초·송파구의 아파트 가격은 지난달 0.63% 하락해 2012년 11월(-0.63%) 이후 8년 만에 월간 최대 하락 폭을 기록했다. 강남 3구 집값은 올2월 0.02%, 3월 0.17%, 4월 0.63% 떨어지며 3개월 연속 낙폭을 확대했다.

강남 3구 주요 아파트 단지는 지난해 12·16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1억원가량 내렸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는 12·16 대책 발표 이후 1억3000만∼1억4000만원 떨어졌다. 하락률은 6∼7% 수준이다.

같은 시기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6단지와 압구정동 신현대 등도 1억1500만원~2억7000만원 떨어졌다. 서초구는 반포동 주공1단지, 반포자이, 아크로리버파크 등이 7500만∼1억5000만원 하락했다. 송파구는 잠실동 주공5단지, 잠실엘스, 잠실파크리오 등이 6500만원∼1억7500만원 떨어졌다.

12·16 대책으로 주택구입자금 출처 조사가 강화되고 시가 15억원 초과 아파트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되면서 서울 강남권이 직격탄을 맞은 결과로 풀이된다.

올 3월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경기 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아파트 가격 하락세는 비 강남권과 경기도까지 확대되고 있다. 지난달 용산구가 0.12% 떨어졌고, 경기도에서는 그간 아파트값 상승을 주도한 과천시가 0.05% 하락했다.

부동산114는 “5월에는 하락 폭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4·15 총선에서 여당이 압승하며 대출과 세금, 청약, 자금 출처 조사 등을 중심으로 한 투기 수요 규제가 올해 내내 계속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보유세 과세기준일(6월 1일)을 앞두고 다주택자의 절세 매물도 과거보다 늘어나고 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