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올해 3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직전 달인 2월의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경기도에서는 지난 2·20대책으로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된 경기 수원·안양·의왕시의 아파트 거래량이 직전 달의 3분의 1 정도로 줄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해 부동산 경기가 크게 위축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2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 신고 건수가 4355건으로 2월 계약분(8284건)에 비해 47.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월21일부터 거래한 주택의 경우 실거래 신고 기간이 계약후 30일로 줄었다. 3월 계약분의 신고 기간이 이달 말까지 며칠 더 남아 있지만 미신고 물량을 감안해도 2월보다 거래가 급감한 것은 분명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최근에는 양도소득세 중과나 보유세를 피하려는 급매물을 제외하면 일반 주택이 팔리지 않는다”고 했다.
구별로는 송파구가 2월 518건에서 3월 233건으로 60% 가까이 감소했고 강동구는 161건으로 전월보다 59%, 영등포구(143건)와 용산구(34건)도 각각 58% 이상 거래량이 감소했다. 강남구와 서초구도 지난달 계약 신고 건수가 각각 135건과 136건에 그치면서 전월 대비 44%, 37% 감소했다.
12·16대책의 풍선효과로 2월에 거래가 많았던 노원·도봉·강북구 지역도 3월 들어서는 계약 건수가 40~45% 이상 줄었다. 노원구의 3월 거래량은 626건으로 2월 1161건 보다 46% 적다. 노원구 상계동의 한 중개업소 대표는 “연초 풍선효과에 따른 상승 피로감에다 코로나 여파까지 겹치면서 매수 문의와 거래량 감소로 이어졌다”고 했다.
지난 2월 수요가 집중됐던 경기 남부지역 아파트 거래량도 반토막이 났다. 경기부동산포털 집계에 따르면 28일 현재 3월 경기도의 아파트 거래량은 총 1만6408건으로, 지난 2월(3만1964건)보다 48.7% 감소했다.
특히 풍선효과가 극심했던 수원·용인·성남을 비롯해 2월21일자로 조정대상지역에 편입된 의왕·안양시의 거래량은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수원의 경우 2월 거래량이 3678건에 달했으나 3월 현재 78% 감소한 810건이 신고됐다. 수원은 기존에 조정대상지역이던 팔달구를 제외하고 권선·장안·영통구 등 나머지 3개 구가 모두 조정대상지역으로 지정되면서 투자 수요가 급감한 것으로 분석된다.
용인은 3957건에서 1191건, 성남은 1059건에서 401건으로 전월보다 거래량이 각각 70%, 62% 감소했다.
2월 조정대상지역에 포함된 의왕시는 2월 534건에서 3월에는 계약 건수가 177건으로 67%가량 줄었고, 안양만안구 역시 2월 1583건이던 거래량이 지난달에는 606건으로 62% 줄었다.
전문가들은 총선 이후 코로나 확진자 수가 크게 줄면서 4월 거래량은 3월보다 늘어날 가능성이 있지만,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거래량이 늘어나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윤지해 부동산114리서치팀 수석연구원은 “최근 6월1일 과세기준일이 다가오면서 절세 목적의 급매물들이 간혹 팔리고 있지만 각종 규제가 강화되면서 매수심리가 크게 위축돼 있다”며 “코로나 19 사태가 다행히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과거 경기침체 국면에서 부동산 시장도 하락세가 상당 기간 이어졌다는 점을 고려할 때 당분간 약세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