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지난해 전용 84㎡(옛34평형) 기준 실거래가 20억원까지 올랐던 서울 송파구 잠실동 대표 단지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에서 다시 16억원대 거래가 나왔다. 코로나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 속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기한인 6월 전 주택을 처분하기 위한 매물이 나오며 시세가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23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 따르면 지난 3월 28일 ‘트리지움’ 84㎡가 16억 8000만원(23층)에 거래했다. 지난해 12월 19억8000만원에서 올해 1월 18억원으로 집값이 떨어졌는데, 이보다도 1억4000만원 낮은 금액이다. 이 아파트 59㎡도 하락세다. 올해 들어 3월까지 거래 3건이 16억~16억5000만원이었는데, 이달 초 에는 1억원 이상 하락한 15억원(18층)에 팔렸다.
이번 ‘트리지움’ 16억원대 거래에 대해 ‘꼼수 증여’가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지만, 잠실동 공인중개사들은 ‘정상 거래’라고 말한다. 한 공인중개사는 “지난달 팔린 ‘리센츠’는 증여성 거래로 추정되지만, 이번 ‘트리지움’은 다주택자가 초급매로 내놓은 물건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현지 중개업소에서는 이 거래 사례가 트리지움에서 선호도가 높은 동(棟)은 아니긴 하지만 30평대 중에서는 인기 있는 주택형인 것을 감안하면 현재 시세가 하락세임을 감안해도 일반적인 가격보다 1억원 정도 낮다고 보고 있다. 온라인 부동산 중개 사이트에서 현재 같은 주택형이 17억~22억원에 매물로 나와 있다.
최근 다주택자가 내놓은 급매물이 팔리면서 ‘강남 집값 하락설’이 나오고 있지만, 하락세가 얼마나 지속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갈린다. 급매물 물량이 소진되면 실거래가가 다시 반등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서울에서 재건축 사업이 사실상 막힌 것을 감안하면, 이미 재건축을 마친 강남 신축 단지들 가격은 다시 오를 여지가 있다”라며 “집값이 하락세라도 이를 바로 매도하기보다는 차라리 증여하는 다주택자들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