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 있는 집] 목공 작업실 품은 단독주택 ‘파주 수수재(隨樹齋)’
경기도 파주시 하지석동에 있는 ‘파주 수수재(隨樹齋)’의 건축주는 가족의 일상 생활 공간과 아내의 목공 작업실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집을 짓기를 원했다. 이를 위해 건축가는 ‘보금자리인 집과 일터인 목공방이 어떻게 공존할 수 있을까’라는 물음과 함께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건축 개요
위 치: 경기도 파주시 하지석동
토지용도: 계획관리지역, 제한보호구역
대지면적: 859.00㎡(259.85평)
건축면적: 337.37㎡(102.05평)
연 면 적: 406.91㎡(123.09평)
규 모: 지상 2층
구 조: 철근콘크리트구조, 경량목구조
주차대수: 5대
설 계: 리슈건축사사무소
사 진: 김재윤 작가
◆건축가가 말하는 이 집은…
파주 수수재는 대지 모양이 이색적이다. 남동쪽으로는 전면 도로를 접하고, 대지 뒤쪽은 산골짜기 방향으로 삼각형 모양이다. 대지 뒤로 갈수록 높아지는 지형이다. 서쪽에서 동쪽으로도 경사가 있어 서쪽 경계에는 옹벽으로 토목 공사를 진행해야 했다.
이 프로젝트가 건축가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이유 중 하나는 동서남북이 서로 다른 지형 조건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건물이 주변 환경과 관계없이 자신을 뽐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지형과 어우러진 전체적인 조화를 이룬다는 점이 우리를 매료시켰다.
■ 옹벽이 담장으로, 담장이 집으로
파주 수수재를 자세히 살펴보면 건축주의 아내가 운영하는 목공방은 도로에서 볼 때 건물 자체만으로 하나의 담장 역할을 해낸다. 즉, 서쪽 옹벽이 목공방과 연결되며 담장이 되고, 동쪽 담장 역시 2층에 위치한 집으로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여러 요소가 관계를 맺으며 조직화된 형태가 하나의 건물 안에서 다양한 얼굴을 비추는 셈이다.
건축주의 아내가 향후 목공방 운영을 접고 임대 놓는 상황까지 설계에 고려했다. 이곳은 평일이나 주말에 관계없이 바람을 쐬러 나오려는 잠재 고객을 끌어들이기에 좋은 입지다. 덕분에 카페나 음식점, 미술관 같은 다양한 업종의 임차 수요를 충분히 기대할 수 있다. 이를 감안해 가운데 마당을 두고 도로쪽에 목공방과 창고, 뒤쪽에 건축주의 보금자리인 집이 전체적으로 연계되면서도 적절하게 분리된 형태를 띠도록 설계했다.
■작업실 창고 빈 공간에 만든 마당
파주 수수재는 도심지보다 넓은 대지 면적과 뛰어난 자연 환경을 갖췄다는 점을 감안해 인위적인 느낌보다 자연을 최대한 살리는 쪽에 집중했다. 지형을 그대로 살린 ‘마당’이 대표적. 작업실과 창고 사이 비워놓은 공간에 생긴 마당은 또 하나의 볼거리가 됐다. 대지 자체의 경사가 마당에 단차를 형성해 목공방과 연계한 외부 공간으로 자리하게 된 것. 이는 동서 양쪽의 자연 풍경을 자연스럽게 담아낸다.
건축주는 가장 큰 고민거리로 ‘보안’ 문제를 꼽았다. 건축주는 직업이 영화감독이어서 외부 일정이 잦다. 아무래도 집에는 아내 혼자 있는 일이 많다보니 보안에 더욱 신경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우리는 ‘프라이버시(사생활)’와 ‘보안’ 그리고 ‘힐링’이라는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할 수 있도록 집을 창고 위 공간인 2층에 배치했다. 이렇게 외부인 출입을 쉽게 살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보안 문제를 해결하고 높은 곳에서만 볼 수 있는 주변의 아름다운 경관을 누리도록 해 힐링 요소도 충족했다.
뿐만 아니라 2층 마당은 1층 마당과 달리 가족들만 오롯이 즐길 수 있어 활용도가 높다. 어딘가로 떠나지 않아도, 내 보금자리에서 문만 열면 자연 그대로를 만날 수 있어 보다 풍족한 일상생활을 누리게 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