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만 55세에 주택연금에 가입하면 매월 얼마나 받을 수 있을까.’
이달부터 집을 맡기고 평생 연금을 받는 주택연금 가입 연령이 만 60세에서 만 55세로 낮아지면서 115만여명으로 추산되는 신규 가입 대상자들 사이에 연금을 얼마나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높다. 만55세 가입자의 경우 지금 가입하면 집값에 따라 다르지만 최대 월 138만원을 죽을 때까지 받을 수 있게 된다.
■ 가입 연령·주택 가격별로 연금 수령액 달라
매월 받는 연금은 가입 당시 나이와 주택 가격에 따라 달라진다. 연금을 받기 시작하는 나이가 늦을수록 더 많이 받는 구조다. 시가 5억원짜리 주택을 소유한 만 55세의 경우 월 77만원, 9억원짜리 집을 갖고 있다면 매달 138만원을 평생 받는다. 만 60세는 5억원짜리 주택 기준으로 매달 104만원, 9억원짜리는 187만원을 각각 받는다. 만55세보다 만60세에 가입하면 월 연금 수령액은 각각 27만원, 49만원 더 많은 것이다. 연금 지급액은 평균 기대수명과 금리, 주택가격상승률 등을 고려해 산정한다. 기존 가입자의 연금액은 달라지지 않아 가입자가 오래 살수록 유리한 상품이다.
주택연금 가입자는 가파르게 늘고 있다. 최근 매년 1만명 꼴로 증가한다. 올 2월 말 기준 가입자는 총 7만2358명. 2016년(3만9429명)과 비교해 3만명 넘게 늘었다. 2007년 515명에 불과했던 가입자가 13년새 141배나 불어났다. 가입자 평균 연령은 72세, 주택 가격은 평균 2억98000만원, 월 평균 수령액은 101만원이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개인 자산 중 부동산 비율이 80%에 육박한다”면서 “최근 은퇴자들의 경우 가진 재산이 집 한 채 뿐이어서 주택연금에 가입해 노후를 대비하는 노령층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 일찍 사망하면 연금 상속도 가능
주택연금 중 일부를 일시불로 받아 기존 집에 들어있는 대출금을 갚고 남은 금액만 연금으로 받을 수도 있다. 만 55세가 소유한 5억원 주택의 경우, 최대 1억3500만원(연금 지급 한도의 90%)까지 일시불로 받을 수 있다.
가입자가 사망할 경우 그동안 받은 총 연금액이 주택매각가격보다 낮으면 차액은 법정 상속인에게 돌아간다. 반대로 연금 지급액이 더 많을 땐 주택만 넘기면 된다. 주택연금을 받는 도중에 소유 주택에 대해 재건축이나 재개발, 리모델링 사업이 진행되더라도 연금은 계속 받을 수 있다.
■집값 올라도 연금 수령액은 변함없다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게 집값이 변동했을 때 수령액이다. 결론은 집값 상승이나 하락에도 불구하고 연금 지급액은 변함이 없다. 주택금융공사 관계자는 “처음부터 월 수령액을 산정할 때 물가 상승에 따른 자산 가치 변화를 이미 반영했다”고 했다.
다만 집값 외에 물가상승률이 반영되지 않는 것은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상당수 연금 가입자는 기대수명 증가로 연금을 오래 받을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낀다. 하지만 물가가 매년 오르는데 수령하는 연금액은 똑 같은 현행 제도에 불만을 느끼는 가입자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연금을 중도 해지하면 손해가 크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주택연금은 대출상품으로 분류돼 가입할때 보증료를 낸다. 주택가격의 1.5%다. 예를 들어 집값이 3억원이라면 보증료 450만원을 일시불로 내야 한다. 중도 해지하면 받은 연금액과 이자를 한꺼번에 반환해야 한다. 보증료도 돌려받지 못한다. 3년 동안 재가입도 할 수 없다.
정부는 주택연금 가입 기준을 계속 완화하고 있다. 가입 연령을 낮춘 데 이어 주택가격 요건을 시가 9억원 이하에서 공시가격 9억원 이하로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관련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에 올라가 있다. 주택연금 가입 시 주택가격 기준이 시가에서 공시가격으로 바뀌면 가입 문턱은 더 낮아진다. 공시가격이 시가보다 30% 정도 낮기 때문이다. 시가 13억원대 집을 보유해도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을 전망이다. 다만 가입자가 계속 늘어나면 개인이 받는 연금 수령액은 줄어들 가능성도 제기된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