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과천이 3.3㎡당 2205만원인데 고양이 2630만원이라니요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20.04.13 10:41 수정 2020.04.14 07:52

[땅집고]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는 경기 고양시 공공택지의 신규 분양 아파트가 아직 상한제 적용이 되지 않는 민간 택지의 아파트와 비교해도 더 높은 가격에 분양하는 것으로 나타나 ‘고무줄 잣대’ 논란이 일고 있다.

고양시청에 따르면 경기 고양시 A4블록에 4월 분양을 시작하는 ‘DMC 리버파크자이’는 지난 9일 3.3㎡당 분양가를 2583만원으로 책정했다. A4블록과 함께 A7블록 ‘DMC 리버포레자이’는 3.3㎡당 2630만원으로 분양가를 확정했다. 고양 덕은지구는 서울 상암지구에서 서북쪽으로 바로 옆에 붙은 공공택지지구로 향동지구와 함께 경기도에서 서울이 가까운 미니신도시가 될 것으로 청약자들의 관심이 높은 지역이다.

[땅집고] 고양 덕은지구 전경. / 조선DB


하지만 아무리 입지가 좋은 인기 단지라도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다는 비판이 나온다. 입지가 더 나은 공공택지지구는 물론 주변 민간분양 아파트와 비교해도 높은 수준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에 분양한 ‘더샵 파크프레스티지’는 3.3㎡당 2180만원, 같은 시기 서대문구 가재울뉴타운에 분양한 ‘DMC금호리첸시아’는 분양가가 3.3㎡ 당 2100만원으로 덕은지구 A4·7블록보다 400만원 정도 저렴하다.

■ HUG, 둔촌주공 3.3㎡ 2970만원 고수…‘DMC리버포레자이’와 300만원 차이

덕은지구의 분양가는 택지지구 내에서도 오락가락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분양한 A5블록 ‘덕은대방노블랜드’는 3.3㎡당 1980만원, 11월 분양한 A2블록 ‘덕은중흥S클래스’는 1906만원이었다. 같은 시기 분양한 테라스 주택 ‘고양덕은에일린의 뜰’은 1720만원대에 공급된 바 있다. 분양 시기가 불과 1년도 채 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이번 A4·A7블록 분양가는 높게 형성된 편이다. 당시의 분양가는 상암동 시세인 3.3㎡당 2651만원 보다 30%쯤 낮아 청약자들에게 인기가 높았지만 이달 책정된 분양가는 현재 상암동의 시세와 거의 엇비슷한 수준이다.

[땅집고] 분양가 비교. / 각 건설사

입지가 더 좋고 평균 집값도 더 높은 지역의 공공택지 분양가보다도 비싸다. 지난 달 경기 과천시 과천지식정보타운 내 S6블록에 분양한 공공분양 단지 ‘과천제이드자이’는 주변 아파트 시세의 절반 가격인 3.3㎡당 2240만원에 공급됐다. 서울의 마지막 택지개발지구인 마곡지구의 공공분양단지인 ‘마곡9단지’도 3.3 ㎡ 2001만원에 분양해 로또분양이란 말이 나왔다.

심지어 강남권 대규모 재건축 사업지인 둔촌주공 재건축 조합에 HUG가 내세우는 분양가와 비교해도 얼마 차이나지 않는다. 둔촌주공 조합은 3.3㎡당 3550만원을 제안했는데 HUG는 이를 반려하고 현재까지 평당 2970만원을 고수하고 있다. 덕은지구와 불과 300여만원 차이다.

■ 특정 단지만 로또…“분양가 상한제 확대 전에 기준 마련해야”

현재 주택법에 따라 공공택지 내 공동주택은 분양가상한제를 적용받고 있다. 지자체의 분양가심사위원회가 공사비와 택지비 등을 감안해 정해진 기준에 따라 분양가를 심의하기 때문에 분양원가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택지비가 높으면 분양가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는 ‘DMC리버파크자이’와 ‘DMC리포레자이’의 분양가가 높아진 이유가 사업 시행사인 화이트코리아가 애초에 토지를 상대적으로 비싸게 매입했기 때문으로 풀이한다.

택지개발지구나 공공주택사업지구에서는 추첨제로 땅을 공급하지만, 고양 덕은지구와 같은 도시개발사업지구는 도시개발법에 따라 최고가 낙찰 방식으로 입찰을 진행한다. 시행사가 땅을 낙찰받기 위해 가격을 높게 써낸 것이 고분양가로 이어진 셈이다.

지자체별로 상이한 분양가 심사 기준 탓에 논란이 더 커진다. 경기 과천시 분양가심사위원회는 지난해 7월 대우건설 컨소시엄(대우·태영·금호)이 과천지식정보타운 S6 블록에 짓는 과천푸르지오벨라르테의 3.3㎡당 분양가를 2205만원으로 결정했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이 제출한 분양가는 3.3㎡당 2600만원이었다. 과천 분양가심사위원회는 기본형 건축비를 5% 삭감해, 대우건설 측은 해당 분양가로는 적자 시공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올해 1분기 수도권 청약경쟁률 1위~5위. / 부동산114, 청약홈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덕은지구가 고분양일 수도 있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상대적으로 과천이나 마곡 등 일부 지역에 분양가 규제가 심했다고 볼 수도 있다”며 “분양가 상한제가 확대되기 전 특정 단지에만 지나친 시세차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부가 대책을 내놓아야할 것”이라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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