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주단지 집중분석] '최고급 단지' 위상에 호가는 이미 강남급인 과천푸르지오써밋
지난 달 30일 오전 경기 과천시 중앙동. 지하철 4호선 과천정부청사역 11번 출구로 나와 200m 쯤 걸어가니 대규모 단지가 모습을 드러냈다. 과천 주공1단지를 재건축해 이달 1일부터 입주를 시작한 ‘과천 푸르지오 써밋’이다. 총 32개 동에 최고 28층, 1571가구 규모다.
이 아파트는 1981년 준공된 과천 주공1단지(840가구)를 재건축한 단지로 과천시 중심부인 정부청사 인근에 위치해 재건축 단지중 에서도 높은 관심을 받았다. 국토교통부가 산하 아파트 분양가 통제기관인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가격 통제를 본격화 한 이후 처음으로 후 분양을 선택한 단지이기도 하다. 시공사인 대우건설은 “입지와 설계 면에서 과천시 최고급 명품 아파트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지만, 전용 100㎡를 넘는 대형 주택의 수요가 충분할지에 대해서는 물음표가 달린다.
■ 과천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스카이 라운지
과천시 주거 지역은 과천 중앙공원을 중심으로 형성됐다. 이 단지는 공원 맞은 편에 위치해 주변으로 공원과 양재천·관악산이 펼쳐지는 배산임수 입지를 갖고 있다. 지하철 4호선 과천역과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가 지나는 과천정부청사역에 이르는 약 300m 에 길쭉하게 들어서, 두 역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과천에서는 최고 입지로 꼽힌다.
입주민 커뮤니티 시설 중에서는 4면에 유리창을 낸 스카이라운지가 눈에 띈다. 각 동 꼭대기 층 바로 아래층에 있어 과천 시내 전체와 관악산까지 한번에 내려다볼 수 있다. 아파트 단지 내에는 높은 나무과 인공 연못·폭포로 이뤄진 정원이 있다.
■59㎡ 4베이·84㎡ 5베이 적용
단지 규모가 크고, 디자인과 크기도 다양해 주택형만 59~151㎡까지 24개다. 소형 평면에도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좋은 4베이, 5베이 평면을 적용했다. 3개 타입으로 나뉜 59㎡ 중 275가구에 해당하는 59A1 주택형은 거실과 침실 3개가 모두 전면을 향하고 있는 4베이로, 84㎡는 8개 평면 중 84.98B주택형만 제외하고는 4베이, 84.9C·D(84가구)는 알파룸을 포함한 5베이 구조로 구성했다.
주방에는 페발 까사, 독일 라이트 등의 외국 브랜드 가구를 사용했다. 싱크대 옆에는 음식물 쓰레기 이송설비가 설치됐다. 욕실은 건식과 습식 사용공간을 분리했다.
■ 과천에 공급 계속돼…가격 흐름 장기적으로 지켜봐야
‘과천 푸르지오 써밋’을 비롯한 과천시 대부분 재건축 단지들이 상가 동을 제외하고 재건축 됐다. 이 때문에 상업시설이 부족한 편이다. 게다가 과천시 자체가 워낙 규모가 작고, 행정시설 외에는 인프라가 부족해 쇼핑하려고 인덕원·안양 등으로 나가는 거주자가 많다.
이 단지는 후분양에다 애초에 높았던 분양가 때문에 분양가 대비 시세 상승이 크지 않은 편이다. 일반분양가가 10억590만원이었던 59.9㎡는 최근 실거래가 12억7000만원(3층)으로 2억6000만원 정도 상승했다. 특히 전체 33%에 달하는 전용 100㎡ 이상 대형 주택은 시세 상승 폭이 더 적었다. 조합원 분양분이었던 151.95㎡ 1건이 21억1322만원(3층)에 거래됐는데 분양가 대비 약 4000만원 오른 수준이다.
실거래는 거의 없는데 반해 호가는 주변 단지와 비교해 약 3억~5억원 이상 높게 형성됐다. 그러나 대형 기준으로는 강남 소형 아파트에 맞먹는 가격이라 과천에서 충분한 수요를 확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아라부동산 김인영 대표는 “일반 분양분은 소유권이전등기일까지 전매 제한이 있는데다 2년 의무거주 규제 등으로 매물 자체가 적고 최근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과천시에 계속해서 저렴한 아파트가 분양을 앞두고 있어 이 아파트의 인기가 점점 떨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다. 지난달 과천 지식정보타운에 GS건설의 ‘과천제이드자이’가 절반 가격인 3.3㎡(1평)당 2240만원에 분양했다. 앞으로 3기 신도시에 7000가구, 지식정보타운에도 약 3000가구 이상 아파트가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받아 저렴한 수준에 공급될 예정이다.
여경희 부동산114 리서치팀 연구원은 “현재 형성된 시세는 새 아파트이자 과천에서는 최고급 단지라는 위상 때문에 웃돈이 좀 더 많이 붙어 시세가 높은 수준에 형성된 것으로 보인다”며 “하지만 현재 과천뿐만 아니라 전체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고 있고 앞으로 과천지식정보타운이나 3기신도시 등에 계속 공급이 이어지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가격이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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