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대표적 인구 밀집 지역인 경기 남부 지역에 자리 잡은 경기 수원 군 공항 이전 문제가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땅집고는 군 공항 이전을 둘러싼 쟁점들을 짚어보고 지역이 상생할 수 있는 해법을 모색한다.
[수원 군공항 이전, 해법은?] ⑦ 군공항 이전에 대한 총선 후보들의 공약 분석
21대 총선을 앞두고 경기 남부의 수원·화성시에서는 ‘수원 군 공항 이전’ 문제가 최대 이슈로 떠올랐다. 현재 수원과 화성 경계지역에 있는 군 공항은 국방부가 예비 이전 후보지로 선정한 화성시 화옹지구로 옮기는 절차가 진행 중이다. 군 공항 이전과 함께 민·군이 공용으로 사용하는 '경기 남부 국제공항'을 만들어 지역 경제도 살리자는 안이 나와 있다.
총선을 앞둔 지역 국회의원 후보들은 해당 지역 여론에 따라, 혹은 군공항이 가져올 소음피해·경제 효과에 대한 관점에 따라 각기 다른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수원·화성 지역의 당락을 결정지을 수도 있는 수원 공항 주변 지역 후보들의 공약을 비교해봤다.
■화성 을
화성시는 갑·을·병 세 선거구로 구분된다. 이 중에서 동탄신도시가 속한 화성 동부의 화성 을 선거구는 군 공항 이전 찬성 여론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그러나 화성을 지역구 현역 의원인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군 공항 이전에 반대한다. 이 후보는 경기 남부 국제공항에 대해서도 “수원시가 화성시 반대 여론을 바꿔보기 위해 내놓은 의제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미래통합당 임명배 후보는 공항 이전에 찬성하는 입장이다. 임 후보는 “도심 한복판에 들어선 군 공항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낙후한 화성시 서부 지역의 균형 발전을 위해서도 국제공항 유치를 강력하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화성 병
화성 중부에 속해 있으면서 수원 군 공항 터를 일부 포함하고 있는 화성 병 선거구는 군공항으로 인한 피해를 받는 지역인만큼 여당 후보 역시 군공항 이전에는 찬성하고 있다. 이 지역 현역 의원인 민주당 권칠승 후보는 “수원 군 공항은 화성 주민들에게도 소음 피해를 주고 있어 이전 자체에는 찬성한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이전지는 화성 화옹지구 외에 다른 곳이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화성 병 선거구 미래통합당의 석호현 후보는 “소음·안전 문제를 해결할 뿐만 아니라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수원 군 공항을 국제통합 공항으로 확장 이전해야 한다”며 “신 공항 추진과 동시에 우정~봉담, 그리고 병점~동탄을 잇는 철도망을 구축해 화성시 동·서간을 연결하겠다”고 공약했다.
■화성 갑
예비 이전 후보지인 화옹지구가 속한 서부(화성 갑)는 주요 양당의 후보가 모두 공항 이전에 반대한다.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후보(현 비례대표 국회의원)는 “군공항 이전 특별법의 취지는 양 지역이 합의해서 진행하라는 것인데, 수원 공항 사례로 보듯 절차적으로도 불가능하고 갈등만 유발하고 있다”며 “수원 군공항은 수명이 다 한 곳이므로 이전이 문제가 아니라 점진적으로 폐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통합당 최영근 후보도 “군 공항 화옹지구 이전을 반대한다”며 “화옹지구 간척지는 청년 신도시로 육성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웠다.
■수원 을
한편 군 공항 최대 피해 지역인 수원에선 여야를 가리지 않고 국회의원 후보들이 모두 군 공항 이전을 강력하게 추진하겠다며 자신이 이전을 책임질 적임자라고 주장한다. 군 공항이 속한 수원 을의 현역 국회의원인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이미 국방부장관에게 민·군 겸용 통합공항 방식의 검토를 요청한 상태”라며 “총선이 끝나자마자 정부·국회·지자체, 시민대표 등으로 구성된 (가칭)수원 군 공항 이전 상생협의체를 구성하겠다”고 했다.
반면 이 선거구에서 18·19대 의원을 지낸 정미경 미래통합당 후보는 백 의원 임기기간 군 공항 이전 추진이 지지부진했던 점을 질타한다. 정 후보는 “군 공항 이전을 위해 국방대학원까지 다녔는데, 제가 떠나 있는 (4년)동안 뭐 하나 이뤄진게 없다”며 “당선되면 3선 국회의원으로서 화성시와 직접 만나 수원 군공항 이전을 마무리 짓겠다”고 했다.
/한상혁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