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들이 짓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 협소주택이나 미국 주택은 TV나 영화를 통해 종종 소개되지만 그 의도와 철학적 의미를 알기는 쉽지 않다. 땅집고는 월간 건축문화와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지은 주택을 소개한다.
[세계의 주택] 거실에 자동차를 주차할 수 있는 ‘다카마쓰 2층주택’
일본 간사이 지방 중소도시 가가와현 다카마쓰 주택가. 마치 콘크리트로 탑을 쌓은 듯한 단독주택이 눈에 들어온다. 건물 내·외관을 모두 화이트 톤으로 처리한 이 집은 독특한 디자인으로 방문자에게 갤러리에 온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건물은 복도형 아파트처럼 외벽이 있다. 다만, 창이 아주 작다. 블록처럼 생긴 외벽 사이의 좁고 길다란 틈이 창의 기능을 한다. 이 틈 사이로 내부에 햇빛이 은은하게 퍼진다. 설계에서 가장 특이한 점은 주차장을 집 내부 공간으로 끌어들여 거실 소파 옆에 주차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건축개요
건축사무소 : 후지와라무로 아키텍츠(Fujiwaramuro Architects)
위 치 : 일본 가가와현 다카마쓰시
연 면 적 : 203.90㎡
준 공 일 : 2019년
구 조 : 철근콘크리트
프로젝트건축가 : 신타로 후지와라, 요쇼 무로(Shintaro Fujiwara, Yoshio Muro)
사 진 : 카츠야 타이라(Katsuya. Taira)
◆건축가가 말하는 이 집은…
건축주는 건축에 앞서 사생활 보호를 1순위로 두었다. 외벽을 블록처럼 만든 이유다. 3등분으로 나뉜 네모난 외벽으로 인해 집이 3층인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2층인 주택 전체를 둘러싸고 있다.
대지가 넓어 집 안에 다양한 공간을 만들 수 있었다. 건축주는 차고를 주택 내부에 짓는 방식으로 설계했다. 차량은 주차를 위해 주택 거실까지 들어올 수 있다. 바깥에서 안이 들여다보이지 않도록 사람들의 시야 위쪽에 창을 설치했다.
■ 사생활 보호가 1순위…얇고 긴 창으로 햇살 쏟아져
창이 층과 층 사이 사람 머리 높이 위로 달려 있어 바깥에서는 내부가 잘 보이지 않는다. 건축주 바람대로 사생활 보호 효과가 뛰어나다. 흰색 벽면에 좁고 길다란 외벽 틈 사이로 햇빛이 방 끝까지 구석구석 퍼져 내부는 생각보다 어둡지 않다.
건물 중앙에 부엌이나 거실 같은 공용 공간을 배치하고 공용공간을 둘러싼 곳에 개인공간을 배치해 사생활을 보호했다.
■ 거실 옆으로 들어온 차고
창문은 작지만 실내 공간이 넓고 흰색 페인트로 칠해 답답함은 느껴지지 않는다. 대지가 넓어 거실과 주방 공간이 탁 트인 구조로 설계할 수 있었던 덕분이기도 하다.
땅이 넓어 주택 내부를 다양한 용도로 활용할 수 있다. 건축주는 거실 한쪽에 차고지를 설치했다. 자동차가 하나의 가구인 것처럼 집에서도 구경하고 관리가 가능해 더욱 특별한 인테리어 효과가 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