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아파트 전세금이 당분간 계속해서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내년도 입주 물량과 정부의 부동산 규제, 초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강한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인포는 2일 “서울 아파트 전세금이 지난해 5월 첫째 주부터 46주 연속 상승하고 있다”며 “내년부터 2년 연속 입주 물량이 줄어들면 그만큼 시중에 풀리는 전세 공급량도 줄어들 수밖에 없어 전세금 상승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전세금은 입주 물량에 큰 영향을 받는다. 내년도 서울에서는 총 2만3217가구가 입주할 예정이다. 올해 입주 물량인 4만2173가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2022년엔 1만3000여 가구로 더 줄어들 전망이다. 다만 올해 신규 분양 단지들이 이르면 2022년부터 입주할 수 있는 만큼 증가할 수는 있다.
정부가 지난해 발표한 12·16 부동산 규제 대책도 전세금 상승에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고가 주택에 대한 담보대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갭투자가 어려워져 시장에서는 전세매물이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1만가구 이상 입주한 서울 강동구에서는 입주물량 폭탄에도 전세금이 상승세다.
게다가 지난달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하면서 전세보증금 예금으로 이자 수익이 떨어질 수 있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는 사례도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올해 공시가격 인상으로 보유세 부담이 가중되면서 월세로 전환해 현금 수익을 늘리는 수요까지 증가하면 그만큼 전세 물건은 귀해진다.
정부의 정시확대 방안도 정통 학군 지역을 중심으로 전세금 상승을 압박하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시장에 전세 물건이 줄어들 요인이 많아 서울 전세난은 커질 수밖에 없다"며 "전세금의 계속된 상승으로 임차인을 위해 정부가 추진하는 계약갱신청구권 도입·시행 시기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 2020년 우리집재산세·종부세는 얼마? ‘땅집고 앱’에서 쉽게 계산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