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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수익 12%? 노후 보장?…쏠쏠하다는 분양형 호텔의 덫

뉴스 최광석 로티스 부동산전문변호사
입력 2020.04.01 05:09

[최광석의 법률톡톡] “연 12% 확정수익률 줍니다”…분양형 호텔의 달콤한 유혹, 그 결과는?

[땅집고] 공정거래위원회가 '분양형 호텔' 과장 광고 예시로 제시한 자료. /공정거래위원회


[궁금합니다]
“전국 객실 가동률 1위 ‘분양형 호텔’, 평생 연 12% 임대료 보장”

최근 몇 년 동안 저금리 기조로 수익형 부동산 투자 열기가 유독 뜨거웠다. ‘분양형 호텔’도 인기 상품 중 하나다. 분양형 호텔은 투자자들이 호텔의 각 호실을 분양받는 것과 동시에 ‘준공 후 위탁운영계약(임대차계약)’을 맺는다. 그러면 위탁업체가 호텔 운영으로 얻은 수익금을 투자자들에게 매달 분배해 준다. 연 10% 이상 수익률을 제시하며 홍보하는 곳들이 수두룩했다. 투자자들 입장에선 일반 오피스텔과 달리 임대 고민 없이 비교적 쏠쏠한 월세 수입을 얻을 수 있는 분양형 호텔에 ‘솔깃’할 수 밖에 없는 셈이다.

[땅집고] 분양형 호텔에 투자했다 수익금을 지급받지 못한 투자자들이 시위를 하고 있다. /MBC화면캡쳐


그런데 최근 분양형 호텔을 둘러싼 법적 분쟁이 급증하는 추세다. 당초 기대했던 수익금 지급 약속이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서다. 위탁업체 측은 대(對) 중국 관계 악화로 인한 관광객 감소 등 외부요인 탓으로 돌립니다. 하지만 근본 원인은 수익금 지급을 약속한 운영회사들의 자금력이 취약하다는데 있습니다. 이유가 뭘까. 수분양자들은 분양회사 A와 분양계약을 체결하면서, 동시에 위탁운영사 B와 위탁운영 계약을 맺는다. 즉 분양주체는 A회사, 위탁운영주체는 B회사로 이원화된 구조인데, 수익금 지급 책임은 B회사가 부담하는 식이다. 법률적으로 이런 계약 구조를 보면, 수익금 미지급 문제가 분양계약 해지·취소로 직결되지 못하도록 계산한 것 아니냐는 합리적인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땅집고] 전국 분양형 호텔 소송 현황. /보건복지부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분양형 호텔 151곳 중 24곳이 당초 제시한 수익률을 못 지켜 소송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미 소송을 종료한 경우(27곳)까지 합하면 문제가 발생한 곳이 총 51곳으로, 전체의 3분의 1에 달한다.

위탁운영회사가 수익금 지급 약속을 위반하면 위탁운영계약을 해지하면 된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어렵다. 업체 교체 과정에서 수분양자끼리 갈등을 빚는 일이 빈번해서다. 실제로 분쟁 초기에 일부 수분양자들만 위탁계약을 해지하고 호텔 각 호실을 반환받은 후 따로 임대관리해 ‘한 지붕 두 가족’ 형태가 되어버린 호텔도 많다. 위탁업체 압박 수단으로 호텔 객실 신용카드매출채권에 대해 신용카드업체를 제3채무자로 한 채권가압류를 신청하기도 하는데, 위탁업체가 이를 회피하기 위해 속임수를 쓰는 경우도 발생한다.

[이렇게 해결하세요]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분양형 호텔 ‘르와지르호텔’에서 일어난 수익금 미지급 사건을 소개한다. 이 호텔을 위탁운영했던 ‘더에이엠씨명동호텔’측은 투자자 97명이 낸 소송에서 패해 수익금 20억70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받았다. 피해자들은 많지만 처벌 사례는 거의 없는데다 승소해도 위탁운영사 사정이 어려우면 결국 수익금을 돌려받을 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의미 있는 판결이다.

[땅집고]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분양형 호텔 '르와지르호텔'을 홍보하는 전단. /성창F&D


‘성창F&D’는 기존의 명동 밀리오레 건물 지상 3~17층을 리모델링해 ‘르와지르호텔’로 만들었다. 객실 수는 619실. ‘10년 동안 연 7% 수익률을 보장하겠다’며 투자자를 모집했다. 투자자들은 ‘성창F&D’와 분양계약을 맺고, ‘더에이엠씨명동호텔’과는 임대차계약을 체결했다.

하지만 ‘더에이엠씨명동호텔’이 투자자에게 지급한 금액은 분양대금의 4.4~5.5%에 그쳤다. 2015년 8월~2017년 5월까지 약 2년 동안 약속했던 수익금을 받지 못한 투자자 97명은 결국 위탁운영회사를 대상으로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에서 ‘더에이엠씨명동호텔’ 측은 “투자자들에게 돌아가는 수익금은 ‘연간확정임대료’를 기반으로 책정하는 것이 아니라, 호텔 수익금에 비례한 금액으로 분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은 임대차계약서를 근거로 위탁업체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더에이엠씨명동호텔’은 투자자 97명에게 투자금 총 20억7000만원을 지급하게 됐다.

[땅집고] '르와지르호텔' 내부. /르와지르호텔 분양대행사


해당 호텔에선 수익금 은닉 사건도 벌어졌다. ‘더에이엠씨명동호텔’의 사내이사 A씨가 이름만 바꾼 새 회사 ‘명동르와지르호텔’로 몰래 카드가맹계약을 체결한 것. 법원은 A씨가 카드 매출을 ‘명동르와지르호텔’ 명의로 수령해 투자자 수익금을 가로채는 ‘강제집행면탈(본인의 재산을 숨기거나 다른 사람 명의로 바꾸는 행위)’ 목적이 있다고 판단했다. A씨에게는 징역 6개월, 집행유예 2년 형사처벌이 내려졌다(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 2017고단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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