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각종 혜택에 정부도 밀어주는 '미니 재건축' 인기없는 결정적 이유

뉴스 고준석 동국대 겸임교수
입력 2020.03.28 04:39

[GO부자에게 물어봐] 정부가 밀어주는 ‘가로주택정비사업’, 왜 인기없나

[땅집고] 낡은 다가구주택과 다세대주택이 몰려 있는 서울 강서구 등촌동 일대. 사진은 본문과 관계 없음. /이지은 기자


[Question.]
남편과 맞벌이 하는 회사원 S(37)씨. 올해 결혼 8년차를 맞았지만 아직도 전셋집을 전전하고 있다. 아직 새 아파트 청약은 가점제가 시행되면서부터 이미 포기한 상태다. 마침 전셋집 계약 기간이 끝나가던 터라 남편과 다음 전셋집을 알아보고 있다. 그러던 중 부동산 중개업소 대표가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진행 중인 다세대주택을 사라고 권유했다. 그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재개발보다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조금만 기다리면 새 아파트로 내 집 마련할 수도 있다”라고 말했다. 솔깃해진 S씨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이 정확히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Answer.]
최근 일몰제로 인해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구역이 줄줄이 해제되고 있다. 남아있는 사업지마저 정부의 강력한 규제로 사업 추진 자체가 어려워진 상태다. 우선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가 시행되면서 재건축 부담금을 피해갈 수 없게 됐고, 분양가상한제 때문에 조합원이 일반분양으로 거둘 수 있는 수익 자체가 확 줄었다. 이주비 대출마저 규제받고 있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하면 앞으로 재개발·재건축 사업은 그 추진 속도가 더욱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땅집고] 서울시가 예로 든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탄생한 아파트. /서울시


정부는 재건축·재개발 사업 대안으로 ‘가로주택정비사업’을 권장하고 있다. 가로주택정비사업은 쉽게 말해 ‘미니 재건축’이다. 전체 부지 면적 2만㎡ 미만 사업지가 대상이다. 이곳에 최고 15층 아파트를 짓는다. 주민협의체(조합)를 구성해 토지소유자 80% 동의를 받으면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기본기획, 추진위원회, 조합설립인가, 관리처분인가 등의 절차가 생략되는 등 기존 정비사업보다 절차가 간편하다. 그만큼 사업 추진 속도가 빠른 것이 최대 장점이다. 사업승인 후 4~5년 후면 입주가 가능한 셈이다.

정부는 가로주택정비사업 특례까지 제정하며 전폭 지원한다. 우선 조합원들이 가장 꺼려 하는 규제로 꼽히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를 적용하지 않는다. 만약 일반분양 물량이 30가구 미만이거나 임대주택을 전체 물량의 20%로 배정해 공공성을 충족하는 단지라면 분양가상한제도 빼준다. 사업비 대출금은 최고 75%까지 연 1.5% 초저금리로 지원한다. 임대주택 비율 20%을 채우는 경우라면 용적률을 기존 200%에서 250%까지 올려준다.

[땅집고]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2017년 입주한 서울 강동구 천호동 '다성이즈빌'. 3층 연립주택이 7층 아파트로 변신했다. /강동구청


다만 자본수익에 한계에 있는 것이 문제다. 재개발·재건축보다 규모가 작고, 준공 후 나홀로 아파트가 되기 때문에 추후 집값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을 얻기 힘들다는 것. 나홀로 아파트에는 신축 대단지에 들어서는 각종 커뮤니티 시설(사우나·수영장·골프장·헬스장 등)을 짓기 어렵다. 이렇다보니 아무리 신축이더라도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지어진 새 아파트 수요자는 적을 수 밖에 없다.

종합하면 가로주택정비사업으로 지은 새 아파트는 최근 수요자들이 아주 선호하는 신축임에도 불구하고 가격 상승 여력이 적다. 물론 입지가 사업적인 단점을 보완해 줄 수도 있다. 따라서 S씨처럼 가로주택정비사업을 추진하는 다세대주택을 매입하고 싶다면 지하철 초역세권에 위치한 단지이면서 사업 규모가 다른 곳보다 큰 단지를 고르는 것이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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