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집값이 떨어지고 있는데 공시가격만 이렇게 많이 올리면 세금을 어떻게 내라는 말이냐.”
정부가 최근 발표한 올해 서울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13년 만에 최대 상승(14.75%)하면서 공시가격 하향 조정을 요청하는 집단 민원을 내려는 움직임이 강남권 아파트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시세 9억원 이상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평균 21.15% 상승했는데, 강남권 아파트는 40% 정도 뛰었다. 문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강남 집값이 떨어지는데도 공시가격 급등으로 보유세 부담은 더 커지게 된 것이다.
강남 재건축 단지인 대치동 은마아파트가 대표적. 공시가격 집단 이의신청 조짐이 보인다. 은마아파트 84㎡(이하 전용면적) 공시가격은 지난해 11억5200만원에서 올해 15억9000만원으로 38% 뛰었다.
그러자, 이 아파트 소유주 모임인 ‘은마아파트소유자협의회’가 각 가정에 공시가격 이의신청서를 보내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는 4월 6일까지 신청서를 받아 강남구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재성 협의회 대표는 언론에 “올해에는 유독 주민 불만이 많아 이의신청서를 단체로 내기로 했다”며 “은퇴자 중심으로 불만이 폭발하고 있다”고 밝혔다.
개포동 ‘래미안블레스티지’ 입주자대표회의도 다음달 6일까지 이의신청서를 내기로 했다. 지난해 입주한 이 아파트 공시가격은 지난해 13억5200만원에서 18억5000만원으로 올랐다. 인근 ‘대치미도’. ‘대치쌍용1·2차’ 입주자대표회의도 단체 민원을 준비 중이다.
지난해 공동주택 이의신청 건수는 1만6257건이다. 전년(1117건) 대비 14배 늘었다. 올해는 이보다 더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 오는 4월 8일까지 공시가격 이의신청을 할 수 있다. 이의신청서는 ‘부동산공시가격알리미’ 홈페이지나 각 시·군·구청에 제출한다. 국토부는 의견 수렴 뒤 다음달 29일 확정된 공시가격을 공개한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앞으로 정부가 공시가 현실화율을 점점 더 높여갈 계획인 점을 감안하면, 공시가와 관련한 이 같은 '민원 폭탄'이 매년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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