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들이 짓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 협소주택이나 미국 주택은 TV나 영화를 통해 종종 소개되지만 그 의도와 철학적 의미를 알기는 쉽지 않다. 땅집고는 월간 건축문화와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지은 주택을 소개한다.
[세계의 주택] 캐나다 토론토 대로변 코너에 있는 수익형 3층 협소주택
캐나다 토론토 시내에 있는 주택가 도로 코너에 3층짜리 협소주택이 나온다. 겉으로 보면 마치 3개의 작은 집이 따로 떨어져 있는 모습인데 하나의 집이다. 좌우 외벽은 화이트 컬러, 중앙에는 회색 섬유 시멘트 패널로 마감해 3등분된 것처럼 보인다. 이 패널과 함께 코너 쪽에 나무를 심어 사생활을 보호했다.
원래 이 주택은 두 개 동으로 계획했는데 건물이 두 개로 분리된 것은 토론토에서는 보편적인 형태다. 특이한 점은 한 동에는 건축주가 직접 거주하고 다른 한 동은 임대사업 목적으로 지었다는 것. 임대수익형 건물로 되팔기 어려운 개인주택의 단점을 보완했다.
◆건축 개요
건축사무소 : 콤 건축사무소(COMN ARCHITECTS)
위치 : 캐나다 온타리오주 토론토 그릭타운
대지면적 : 117㎡
준공 : 2016년
대표 건축가 : 피터 맥넬, 클라리사 남(Peter McNeil, Clarissa Nam)
사진 : 더블 스페이스 포토그래피(Doublespace Photography)
◆건축가가 말하는 이 집은…
토론토 그릭타운 대로변에 있는 이 집은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편리하고 주변에 편의시설도 많아 거주지로 좋은 여건을 갖췄다. 대로변에 있지만 거실이 보행자 시선보다 높은 보행로 위에 있어 프라이버시도 보장된다.
도심의 협소한 공간에 지은 이 집은 층별로 높이가 다르다. 임대주택이 있는만큼 사생활 보호가 중요했다. 사람들이 자주 드나드는 공용공간은 중앙으로, 개인공간은 외벽쪽으로 배치해 생활공간을 최대한 멀리 떨어지게 했다. 협소주택인만큼 실내가 좁아보이는 단점을 해결하기 위해 화이트 컬러로 내부 벽면을 마감하고 자연광이 들어오는 방향으로 창을 내 훨씬 더 넓어보이도록 했다.
■ 2층에 난 출입구…거실도 2층부터 시작해
이 집의 특징은 주 출입구가 2층에 있다는 것. 이 때문에 자연스럽게 집의 공용 공간도 2층인 중간층부터 시작한다. 벽면에는 창을 크게 내 햇빛이 하루종일 들어온다. 소파와 1인용 안락의자를 창쪽으로 배치해 햇빛을 쐬며 쉴 수 있도록 했다. 단차를 활용해 주방과 다이닝 테이블은 거실 보다 높은 곳에 있다.
좁은 공간이기 때문에 방음에 유의해야 했다. 건축가는 공용공간을 가운데로, 집의 개인 공간을 집 양 끝으로 배치해 사생활을 보호하기로 했다.
■ 햇빛으로 인테리어…섬세한 재료로 더욱 아름다워진 집
건축가는 채광이 잘 되도록 창을 냈을 뿐만 아니라 빛을 다양한 인테리어 요소로 활용하기도 했다. 건물 사이 동그란 구멍이 뚫린 알루미늄을 차양막을 설치해 빛이 들어올 때 집에 그림자가 생겨 장식적인 요소가 됐다.
실내 계단 사이에도 빛을 들어오게 만들어 벽면에 다양한 그림자가 생기도록 했다. 협소주택이지만 재료 하나하나에 신경쓴 설계로 다양한 공간미를 엿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