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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기다리던 GTX 개통…삼성역은 왜 엇나갔나

뉴스 박기홍 기자
입력 2020.03.13 06:00

[땅집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과 C노선 환승역인 삼성역 운영 시기가 당초 2023년 말에서 2026년 2월로 2년 이상 늦어진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GTX 삼성역이 설치되는 영동대로 지하 복합환승센터 설계 변경으로 공사비가 증액되면서 다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복합환승센터에는 GTX A노선과 C노선이 지나는데 서울시가 기본계획을 수립할 당시 두 노선은 각각 다른 층으로 지나도록 설계했고, 승강장도 2개 층으로 나눠 설치하도록 돼 있었다. 하지만 서울시가 기본 설계를 변경하면서 두 노선이 같은 층을 사용하는 것으로 바꾸었고 승강장도 한 개 층을 사용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설계 변경으로 승강장 지하 공간 폭이 당초보다 훨씬 넓어졌다. 공사 방식도 당초에는 지하에서 터널을 뚫어나가는 방식이었지만 땅 위에서 흙을 파내 구조물을 설치한 뒤 흙을 다시 덮는 방식(개착식 공법)으로 변경했다. 이로 인해 공사비는 기본계획 때보다 32.5%(4000억원)가 늘어 약 1조7000억원이 투입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지방재정법상 지방자치단체가 진행하는 사업이 설계 변경으로 공사비가 최초 계획 대비 28% 이상 늘어나면 지방투자사업관리센터(LIMAC)의 타당성 조사를 다시 받도록 돼 있다. 영동대로 지하 복합환승센터의 경우 설계 변경으로 공사비가 32.5% 늘어 타당성 조사가 불가피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달 중 타당성 조사를 시작해 오는 10월쯤 조사가 마무리되면 즉시 공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착공할 예정이던 GTX 삼성역 공사는 착공부터 10개월 이상 늦어지게 됐다.

[땅집고]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복합환승센터. /조선DB


설계 변경으로 공사 기간 자체도 크게 늘어나게 됐다. 지하 승강장 폭을 넓히고 개착식으로 공사 방식이 바뀌면서 전체 공기(工期)가 기존 48개월에서 86개월로 38개월 더 증가했다. 복합환승센터 준공 예정 시점도 2023년 말에서 2027년 12월로 3년2개월 정도 늦어졌다. GTX 삼성역 역시 2023년말 개통은 불가능해진 것이다. 다만, 서울시는 GTX 삼성역은 우선적으로 공사를 진행해 2026년 2월에 먼저 운영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늘어난 공사비(4000억원)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금 1조7490억원에서 끌어 쓸 예정이다. 대신 공공기여금으로 진행하려던 영동대로 주변 도로 확장 사업이나 삼성교 확장 등 일부 사업은 우선 순위에서 밀리면서 사업 진행이 불투명해졌다.

건설업계에선 통상 전철·철도 공사는 완공 목표보다 몇 개월씩 늦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6년 2월 GTX삼성역이 실제 개통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예상한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철도나 지하철 공사는 통상적으로 6~12개월 정도 늦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2027년 초가 돼야 삼성역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 GTX-A, 2023년 개통해도 삼성역엔 안 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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