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A노선과 C노선 환승역인 삼성역 운영 시기가 당초 2023년 말에서 2026년 2월로 2년 이상 늦어진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우선 GTX 삼성역이 설치되는 영동대로 지하 복합환승센터 설계 변경으로 공사비가 증액되면서 다시 타당성 조사를 받아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 복합환승센터에는 GTX A노선과 C노선이 지나는데 서울시가 기본계획을 수립할 당시 두 노선은 각각 다른 층으로 지나도록 설계했고, 승강장도 2개 층으로 나눠 설치하도록 돼 있었다. 하지만 서울시가 기본 설계를 변경하면서 두 노선이 같은 층을 사용하는 것으로 바꾸었고 승강장도 한 개 층을 사용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설계 변경으로 승강장 지하 공간 폭이 당초보다 훨씬 넓어졌다. 공사 방식도 당초에는 지하에서 터널을 뚫어나가는 방식이었지만 땅 위에서 흙을 파내 구조물을 설치한 뒤 흙을 다시 덮는 방식(개착식 공법)으로 변경했다. 이로 인해 공사비는 기본계획 때보다 32.5%(4000억원)가 늘어 약 1조7000억원이 투입되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
지방재정법상 지방자치단체가 진행하는 사업이 설계 변경으로 공사비가 최초 계획 대비 28% 이상 늘어나면 지방투자사업관리센터(LIMAC)의 타당성 조사를 다시 받도록 돼 있다. 영동대로 지하 복합환승센터의 경우 설계 변경으로 공사비가 32.5% 늘어 타당성 조사가 불가피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달 중 타당성 조사를 시작해 오는 10월쯤 조사가 마무리되면 즉시 공사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지난해 12월 착공할 예정이던 GTX 삼성역 공사는 착공부터 10개월 이상 늦어지게 됐다.
설계 변경으로 공사 기간 자체도 크게 늘어나게 됐다. 지하 승강장 폭을 넓히고 개착식으로 공사 방식이 바뀌면서 전체 공기(工期)가 기존 48개월에서 86개월로 38개월 더 증가했다. 복합환승센터 준공 예정 시점도 2023년 말에서 2027년 12월로 3년2개월 정도 늦어졌다. GTX 삼성역 역시 2023년말 개통은 불가능해진 것이다. 다만, 서울시는 GTX 삼성역은 우선적으로 공사를 진행해 2026년 2월에 먼저 운영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서울시는 늘어난 공사비(4000억원)는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개발에 따른 공공기여금 1조7490억원에서 끌어 쓸 예정이다. 대신 공공기여금으로 진행하려던 영동대로 주변 도로 확장 사업이나 삼성교 확장 등 일부 사업은 우선 순위에서 밀리면서 사업 진행이 불투명해졌다.
건설업계에선 통상 전철·철도 공사는 완공 목표보다 몇 개월씩 늦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2026년 2월 GTX삼성역이 실제 개통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예상한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철도나 지하철 공사는 통상적으로 6~12개월 정도 늦어진다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2027년 초가 돼야 삼성역을 이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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