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노선이 당초 계획대로 2023 년 말에 개통하더라도 삼성역은 2년 이상 이용할 수 없게 된 것으로 확인돼 정부의 광역급행철도망 운영 계획에 큰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경기 일산·동탄 등 GTX를 이용해 강남 출퇴근을 학수고대하던 신도시 주민 반발도 우려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13일 “영동대로 지하에 짓기로 한 복합환승센터 공사가 설계 변경과 공사비 증액으로 당초보다 지연돼 GTX 삼성역은 2026년 1월 말까지 열차가 서지 않는 무정차역으로 운영할 수밖에 없게 됐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GTX 삼성역은 환승센터 공사가 끝나기 전인 2026년 2월부터 이용할 수 있도록 철도가 들어서는 지하층 공사를 먼저 마친다는 계획이다.
GTX 삼성역이 들어설 영동대로 지하 복합환승센터는 당초 GTX A노선 개통에 맞춰 2023년 말까지 완공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복합환승센터 핵심인 GTX 역사(驛舍) 설계가 최근 변경되면서 착공 시기가 오는 10월로 늦춰지고, 예정 공사 기간도 기존 48개월에서 86개월로 늘어나 개통 시기가 2027년 12월로 늦어지게 됐다.
서울시는 착공 시기가 늦어진 이유에 대해 사업 타당성 재조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현행 지방재정법상 지방자치단체가 추진하는 500억원 이상 사업의 경우 당초 승인받은 금액보다 공사비가 28% 이상 증가하면 한국지방행정연구원 산하 지방투자사업관리센터(LIMAC)로부터 타당성 재조사를 받아야 한다. 영동대로 지하 복합환승센터는 공사비가 1조3000억원대에서 1조7000억원대로 4000억원(32%) 이상 늘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타당성 재조사는 이달 중 시작해 오는 10월쯤 마무리될 예정”이라며 “행정안전부와 협의해 재조사가 끝나는 10월 중 착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사비 증액과 공기 증가 이유는 삼성역을 지나는 GTX A노선과 C노선이 기본설계 과정에서 같은 층으로 들어가게 되면서 지하공간 폭이 넓어졌고, 공법을 터널식에서 개착식으로 변경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GTX 삼성역을 2년이나 이용할 수 없게 된다면 정부의 광역교통망 구상이 첫 단추부터 어그러지는 ‘반쪽 개통’이 되는 것 아니냐”면서 “그동안 2023년 삼성역 개통을 홍보해 왔던 주택·건설업계도 비상이 걸리게 됐다”고 말했다.
/박기홍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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