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한진그룹이 ‘서울 종로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송현동 부지를 매각하기로 하면서 새 주인이 누가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대한항공은 지난 6일 이사회를 열고 송현동 부지(3만6642㎡) 매각 등의 내용이 담긴 경영개선안을 의결했다. 2008년 이 땅을 매입한 지 12년 만이다.
송현동 땅은 과거 국방부 소유로 경복궁, 광화문광장 등과 붙어있다. 2002년 6월 삼성생명이 매입하면서 소유권이 민간으로 넘어갔고 현재 주인인 한진그룹은 2008년 6월 삼성생명으로부터 2900억원에 사들였다.
한진그룹은 송현동 부지 매입과 함께 한옥호텔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유해시설이 함께 들어올 것을 우려한 교육 당국과 지역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이후 한진그룹은 전시장과 공연장 위주의 복합문화공간 개발 계획을 제시했으나 이마저도 어려워지며 매각을 추진해 왔다.
송현동 부지는 제1종 일반주거지역, 16m 이하 고도지구, 역사문화환경보존지역 등 다양한 규제가 중첩돼 있다. 4층 이하 단독주택이나 공동주택, 근린생활시설 등만 지을 수 있다. 학교 인접지 규제의 경우 2016년 관광진흥법 개정을 통해 학교 출입문으로부터 75m 이상 구역에서는 유해시설이 없는 100실 이상 관광숙박시설을 짓는 데 제한이 없어졌다.
하지만 20년 넘게 활용 방안을 찾기 어려웠던 땅인만큼 선뜻 새 주인이 나서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와 종로구 측은 이 땅에 공원 조성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땅값이 최소 5000억원으로 예상되는 만큼 서울시가 막대한 매입비용을 조달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현희 땅집고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