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들이 짓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 협소주택이나 미국 주택은 TV나 영화를 통해 종종 소개되지만 그 의도와 철학적 의미를 알기는 쉽지 않다. 땅집고는 월간 건축문화와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지은 주택을 소개한다.
[세계의 주택] 별채가 딸린 포르투갈 ‘J하우스’
매년 새로운 유행이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누군가는 그에 따라 패션에 변화를 주거나 새로운 것에 관심을 두기도 한다. 하지만 집은 유행에 따라 짧은 기간 내에 바꾸기 힘들다. 하지만 사용자에 따라 그 시대 트렌드에 맞게 리모델링하고, 내부를 꾸미면 늘 변화하는 것처럼 새로운 공간을 만들 수 있다.
포르투갈에 있는 ‘J하우스’는 기존 집을 리모델링하고 별채를 따로 신축했다. 리모델링을 통해 기존 집의 기능을 보완하고, 신축 집을 연결해 새로운 공간을 연결했다. 언뜻 보면 예전 집과 비슷한 모습이면서도 내부로 들어갈수록 완전히 색다른 공간이 펼쳐진다.
◆건축 개요
건축가 : FRARI 건축사무소
프로젝트 건축가 : 마리아 프란디노(Maria Fradinho)
위치 : 포르투갈 알베르가 리아 아 벨하
대지면적 : 10,300㎡
시공면적 : 735㎡
사진촬영 : 이보타바레스 스튜디오(IvoTavares Studio)
◆건축가가 말하는 이 집은…
이번 프로젝트는 기존 건축물에 커다란 결함이 발생해 기능이 심각하게 떨어진 단독주택을 개조하는 것이 최대 목표였다. 두 개 영역으로 나뉜 대지 위에 한쪽은 리모델링 주택, 다른 한쪽에는 새 건물을 짓고 이를 유기적으로 연결하고자 했다. 새로운 주거 환경을 조성하되 기존 건축물을 최대한 재활용하려는 구상이었다.
두 개로 나뉜 땅 한 부분은 주택가를 마주하고, 다른 한 부분은 녹지가 가까웠다. 집을 잘 살펴보면 알파펫 ‘j’자 모양으로 건물이 이어졌다. 외부의 시선으로부터 내부를 자연스럽게 보호하고 두 건물을 이을 수 있는 구조가 됐다.
■ 건물을 빙 둘러싼 나무 담장
이 집은 담을 식물로 만든 것이 특징이다. ‘j’자 모양 건물 주변으로 나무를 심었고 마당에 있는 수영장에도 한쪽 면에 식물로 된 담을 설치해 그늘을 조성했다. 이웃들이 쉽게 들여다 볼 수 없도록 내부를 보호하는 기능을 했다.
■ 모던하고 세련된 분위기로 재탄생한 내부
기존 집은 오래된 나무 자재와 가구들로 옛날 아파트 같은 모습이 느껴진다.
다시 수리한 내부 공간 중 거실 전면은 유리창으로 만들어 바깥을 내다볼 수 있도록 했다. 햇빛이 내부를 환하게 밝힌다. 거실에서 TV와 소파가 놓인 공간의 벽면과 천장 일부는 목재로 처리했다. 다이닝 테이블과 거실이 한 공간에 있지만 자연스럽게 두 공간을 분리할 수 있었다.
부엌은 ‘ㄷ’자형 구조로 분리된 공간에 널찍하게 자리잡았다. 주방 가구를 그레이톤으로 통일해 모던하고 세련된 분위기가 풍긴다.
집에 무채색 톤을 많이 썼는데, 침실만큼은 핑크, 보라, 민트 같은 파스텔 계열 색상이 섞인 포인트 벽지로 화사하게 장식했다. 바깥 창문으로 햇살이 잘 들지만, 화이트 쉬폰 커튼을 달아 빛을 조절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