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매물 꼭 쥔 베이비부머들…미국 집값, 지난해보다 더 오를 것"

뉴스 함현일 美시비타스 애널리스트
입력 2020.01.18 05:42

[함현일의 미국&부동산] 2020년 미국 부동산 경기 전망

[땅집고] 미국 주택시장의 핵심 지역 중 하나인 뉴욕 맨해튼 웨스트지역. /브룩필드


매년 이맘때 묻는 말이 있다. 새해 부동산 경기는 어떨까. 제일 궁금한 것은 가격. 오를지, 내려갈지, 혹여나 크게 떨어지진 않을지 걱정이다. 부동산 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이자율도 궁금하다. 작년엔 내림세였는데, 새해에도 그럴지. 이런 전망에서 가장 중요한 건 객관적인 시선을 유지하는 것이다. 그리고 귀를 열어야 한다. 전문가뿐 아니라, 주변 사람들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세상이 새해 부동산 경기에 대해 어떻게 말하고 있는지 주의깊게 들어보자.

■“집값 계속 오를 것”

우선 주택만 놓고 보면, 가격 상승은 멈출 것 같지 않다. 상승 폭이 줄어들 수는 있지만 오름세는 지속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데이터 회사인 코어라직(CoreLogic)은 2020년 9월까지 주택가격이 5.6%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2019년 3.5% 상승을 뛰어넘는 예상치다. 이유는 간단하다. 매물은 적고, 이자율은 낮다.

[땅집고] 지난해와 올해 미국 주택가격 상승률 전망치. /코어로직


프레디맥(Freddie Mac)에 따르면 최근 30년 만기 주택담보대출 이자율은 연 3.75%다. 1년 전보다 1%쯤 낮다. 2020년에도 이자율은 낮게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패니매(Fannie Mae)는 2020년 1년 내내 이자율이 3.5%에서 3.6%선에 형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몇몇 전문가들은 이자율이 역대 최저치를 찍을 수도 있다는 대담한 전망을 내놓기도 한다. 모두의 예상대로 경기가 다소 약화하면 연방준비은행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주택 보유기간 늘어 매물 부족

주택 매물도 많지 않다. 갈수록 주택 보유 기간이 늘어나는 것도 시장에 부정적이다. 주택 매물 전문 업체인 '레드핀'에 따르면 주택 소유자들은 현재 주택에서 평균 13년을 거주한다. 이는 2010년 조사 당시 8년에서 크게 증가한 것이다. 몇몇 지역은 23년을 기록하기도 했다. 밀레니얼들은 집을 사려고 하는데, 베이비부머들이 집을 내놓지 않고 있다. 리얼터닷컴에 따르면 2019년 9월 기준 모든 신규 주택담보대출의 46%를 밀레니얼들이 차지했다. 1년 전보다3%가량 높아졌다. 갈수록 밀레니얼들의 주택 구매력이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시장에 나와 있는 주택 재고 물량이 많지 않다. 베이비부머 세대들이 한몫하고 있다. 프레디맥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1931년과 1959년 사이에 태어난 세대들이 이전 세대의 행동 패턴을 따라했다면, 2018년 말까지 160만 채의 주택이 추가로 시장에 나왔을 것이다. 그만큼 베이비부머 세대들은 한 곳에 오래 살며, 좀처럼 집을 팔지 않는다.

[땅집고] 미국 NAR이 베이부머 2000명 대상으로 조사한 베이비부머 주택소유 설문 결과. 10명 7명은 집을 소유하고 있고, 10명 중 1명은 1년내 부동산 추가 구매 의향을 갖고 있다. /닥터하우스버블닷컴


■경기 침체는 안 오나?

집값이 오른다. 그러면 여기서 한가지 질문을 던지지 않을 수 없다. 2020년에 경기 침체는 오지 않는 것일까. 2020년은 최근 1~2년간 경제 전문가들이 꼽은 경기 침체가 시작되는 해다. 질로우닷컴이 2019년 7월 실시한 설문 조사에서 응답자 절반은 2020년에 경기 침체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여전히 2020년에 경기 침체가 올 것이란 신호가 강하지 않다. 일자리 증가와 임금 상승세가 견고하다. 소비자신뢰지수도 높다. 미국 부동산 경기만 놓고 봐도 아직 경기침체 시그널이 잡히지 않는다. 그리고 경기 침체가 와도 주택 시장에 태풍은 불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예전 경기 침체 때와 다르게 주택담보대출의 질이 높고 시장에 주택매물 재고가 적기 때문이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들이 선호하는 소형 주택은 가격이 빠르게 오를 가능성이 높다.

■아파트 임대료 제한 불똥

주택 시장 외에 올해 주목해야 할 상업용 부동산은 두 가지다. 바로 리테일과 멀티패밀리. 우선 위기의 리테일은 기회로 바꾸는 노력이 계속 필요한 분야다. 2019년에만 9000개 이상 상점이 문을 닫았다. 2017년 이후 매년 8000개 이상의 소매점이 문을 닫고 있다. 특히 시어스나 제이씨페니 같은 대형 백화점이 문을 닫으면서 쇼핑몰에 큰 구멍이 생겼다. 이에 따라 쇼핑몰 오너들에게 떨어진 지상 과제는 대형 신규 임차인을 찾는 것이다. 해결책은 다양성이다. 기존 사고에서 벗어나 체육관, 여가시설, 푸드홀, 공유오피스, 호텔 등을 대안으로 찾기 시작했다. 새해에도 이런 트렌드와 노력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끈기가 없고, 자금력이 없는 쇼핑몰들. 쓰나미가 너무 빨리 오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땅집고] 최근 임대료 제한이 확산되면 투자에 제동이 걸리고 있는 멀티패밀리 하우스. /포천빌더스


임대형 아파트로 대변되는 멀티패밀리도 전망이 밝지 않다. 키워드는 ‘임대료 제한’(Rent control). 여러 지방 정부가 임대료 상한을 제한하기 시작하면서 활발하던 멀티패밀리 투자에 제동이 걸렸다. 시작은 오리건 주(州). 작년 2월 연간 임대료 상승률을 7%로 제한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이어 뉴욕(7.5%)과 캘리포니아(5%)가 동참했다. 곧 일리노이와 워싱턴주가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투자가 감소하고 있다. 뉴욕시는 2019년 멀티패밀리 투자가 전년 대비 9.2% 감소했고, LA도 10%가량 급감했다. NMHC에 따르면 이미 멀티패밀리 투자자의 34%가 투자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문제는 이런 인위적인 규제로 공급과 수요의 불균형이 초래될 수 있다는 것. 2020년이 중요하다. 이런 트렌드가 자리잡을지, 이를 뚫고 투자가 계속될지 지켜볼 일이다.

전망은 전망이다. 확신은 없다. 그리고 100% 맞아떨어진 역사는 없다. 특히 경기 침체가 올 때 그랬다. 2020년, 불안하진 않지만 안정감이 있지도 않다. 큰 태풍보단 비나 오고, 계절에 따라 훈풍도 불어오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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