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새해 집값 조정 가능성…분위기 휩쓸려 투자하지 마라"

뉴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
입력 2020.01.02 04:08

[2020년 집값, 전문가에게 듣는다] ③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 “집값, 비이성적 과열…쉬어갈 타이밍”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은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에 따라 한동안 단기 과열 지역 중심으로 거래 위축과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그는 “수도권 주택 시장은 비이성적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는 냉철하게 대응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박 위원의 새해 부동산 전망을 정리했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 전문위원./조선DB

[땅집고] 2019년 연말은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주택 가격이 크게 올랐다.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세에다가 임대주택사업자의 매물 잠김 효과까지 겹쳐 시장이 정상 작동되지 않았고 집주인들은 더 오른다는 기대감으로 호가를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나온 정부의 ‘12·16 부동산 대책’으로 인해 서울 및 수도권 주택시장은 일단 숨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 초 저(低) 금리로 시중의 유동성이 풍부하지만 이번 대책이 초강도여서 단기 급등 지역을 중심으로 거래 위축과 함께 가격 조정 가능성이 있다. 특히 분양가 상한제 지역 확대로 재건축과 재개발 등 정비사업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으므로 재건축과 재개발 투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가뜩이나 서울과 일부 수도권 주택시장은 비이성적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으므로 분위기에 휩쓸리기보다는 냉철한 대응이 무엇보다 필요한 시점이다.

■ 다주택자는 세제 혜택 활용 매각 고려해야

먼저 내년 전국적으로는 아파트 가격과 전세금은 약보합을 예상한다. 경기 침체에 따라 구매력이 약화된 영향이 크다. 다만 입주 물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이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의 새해 서울, 전국 주택 시장 전망.


반면 서울은 매매와 전세 시장 모두 강보합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초 저금리로 주택 수요 늘어나는 가운데 추가적인 금리 인하가 예상되고 있고, 내년 4월 총선을 계기로 부동산 부양 정책들이 쏟아져 나올 가능성이 크다. 특히, 워낙 시장 금리가 초 저금리를 유지하고 있어 시중의 부동자금이 수원·안양시나 부산 등 비 규제지역으로 유입되면서 갭(gap) 메우기 가능성이 있다. 이미 수원 등 일부 수도권에서는 전세금과 청약 경쟁률이 치솟는 부작용이 나타날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12·16 대책에 따라 적용 지역이 크게 확대된 분양가 상한제에 따라 청약 시장의 경쟁률은 치솟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재당첨 제한, 전매제한, 의무거주 요건이 추가되면서 철저히 실수요자 위주의 경쟁이 이뤄질 것이다. 30대 실수요자들에게는 청약 당첨이 어려울 수 있다. 당첨만 된다면 서울과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나 수도권 신도시 아파트 청약은 비할 바가 없는 최고의 안전자산이다. 장기 무주택자 가운데 가점이 높은 경우 분양가 상한제 신규 아파트 청약을 노릴 것을 추천한다. 단, 12·16 대책으로 인해 입주 시점에서 15억원이 넘는 주택은 주택담보대출이 불가능하므로 강남권을 비롯한 주요 지역에서는 여유 현금이 충분한 자산가만이 청약을 노려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박원갑 국민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의 새해 부동산 시장 전망.

다주택자들은 10년 이상 된 주택은 내년 6월 말까지 세제 혜택을 활용해 매각을 고려해야 한다.

■ 쏠림 현상 점차 뚜렷…군중행동으로 무리한 투자는 삼가야

최근 들어 주택 시장에서 나타나는 특징은 특정 지역에 대한 쏠림 현상이 점점 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서울과 대전·대구·광주는 급등하면서 비이성적 과열이라는 말이 나돌았다. 반면 강원도나 제주 등은 여전히 찬바람이 불고 있는 모습이다.

서울 아파트 밀집지역의 모습./조선DB

특히 지금은 아파트 전국 쇼핑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일부 투자자의 군집 행동에 따라 시장흐름이 금세 달라질 수 있다. 스마트폰이 낳은 부동산 시장 풍속도는 한마디로 100m 달리기 하듯 재빠르다는 것이다. 전문가보다 SNS 고수가 더 시장에 영향을 주는 시대가 되어버린 것도 마찬가지다.

이런 상황에서 ‘82년생 김지영 세대’인 30대의 집사기 열풍이 나타났다. 지금이 아니면 영영 집을 사지 못할지 모른다는 불안심리에서 비롯된 한국만의 특수한 현상이 아닌가 생각된다. 하지만 과다한 차입을 동반한 주택 매입은 분명 휴유증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비 이성적인 군중 심리로 투자를 결정하기보다는 차분한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리=한상혁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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