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나만의 집에 대한 로망이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자신이 원하는 집에 대한 해답을 찾으려면 막막하죠. 건축주와 검증된 건축가·시공사를 연결해 주는 건축플랫폼 ‘땅집고건축’의 설계 파트너사인 홍만식 리슈건축 소장과 홍예지 프리랜서 기자가 함께 펴낸 책 ‘마당 있는 집을 지었습니다(포북)’에서 주요 내용을 발췌해 땅집고 독자에게 소개합니다.
[마당 있는 집] 마당을 향해 낸 큰 창으로 풍경이 가득…비우고 담은 ‘비담집’
[땅집고]우리는 행복이 알아서 다가오기를 기다린다. 마치 늘 불평만 하며, 감나무 아래에서 감이 떨어지기만을 바라는 사람들같다.
하지만 세상을 보다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의 시선은 다르다. 이들은 행복은,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만드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 면에서 ‘청주 비담집’의 건축주는 이미 행복한 삶을 실천하고 있다. 연세 든 부모를 모시면서 어린 두 자녀와 함께 부부가 걱정 없이 사는 방법, 단독 주택 거주를 선택한 것이다.
◆ 건축 개요
위 치: 충청북도 청주시 흥덕구 강내면 월탄리
규 모: 지상 1층(거실, 주방, 다용도실, 욕실 1, 자녀 방 1, 부모님 방)
지상 2층(안방+서재+드레스룸+욕실 2, 자녀 방 2+욕실 3)
대지면적: 612㎡(185.13평)
건축면적: 112㎡(33.90평)/건폐율 18.31%
연 면 적: 지상층 184㎡(55.88평)/용적률 30.19%
구 조: 경량목구조
설 계: 리슈건축사사무소
사 진: 김용순
◆ 건축가가 말하는 이 집은…
건축주는 이 집이 대지 주변 미호천의 풍경과 어울리면서도, 볼거리가 풍부한 장소가 되길 원했다. 우리는 한 가지 물음과 함께 설계를 시작했다. ‘작은 건축물 하나로 어떻게 이 넓은 대지, 그리고 미호천과 관계를 맺을 수 있을까?’ 그 해답은 한옥에서 주로 사용하는 ‘차경(借景)’에서 얻을 수 있었다. 즉 창과 문을 열었을 때 건너로 보이는 자연의 경치를 액자처럼 담는 방식, 이것을 응용하고자 했다.
즉, 내부는 비우고 바깥의 풍경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비우고 담은 집’이라는 뜻을 줄여 비담집이라는 이름을 지었다.
대지는 청주 근교의 미호천을 서쪽으로 둔, 주택 단지 내 612㎡(185.13평) 규모였다. 동쪽에 진입 도로가 있으면서도 동서로 조금 긴 직사각형의 모습을 띠고 있는 곳으로, 예산이 넉넉하지 못했던 건축주 부부는 넓은 땅임에도 불구하고, 연면적 184.76㎡(55.88평) 정도의 목조 주택을 계획했다.
■ 비움에서 찾아낸 가득 찬 풍경
차경을 설계의 핵심 키워드로 정한 다음에는, 주변 풍경을 원경, 중경, 근경으로 각각 경험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미호천변인 서쪽, 외부 마당인 남쪽, 부모님(할머니) 방이 놓인 북쪽을 비우는 방식을 택했다.
단순히 직사각형의 박스 형태가 아니라, 군데군데가 ‘비어짐’을 얻을 수 있는 이점이 있었다. 남쪽과 서쪽의 비워진 부분은 거실과 주방이 연계되는 마당으로 미호천이 담긴 한 폭의 액자를 만들고, 북쪽은 부모님 방과 다용도실이 연계되는 마당으로 담장 벽과 함께 주변 풍경을 내부로 끌어들인다. 단순한 형태지만 각각의 비워진 마당을 통해 풍부한 일상을 만드는 장치 역할을 하고 있다.
실제 완성된 주택과 주변 풍경들은 비워진 마당과 중첩되면서 시시각각 다양한 모습을 보인다. 내외부를 경계 짓기보다는, 서로 교차하며 풍부한 시각적 효과를 경험하도록 만든다.
■ 가족들의 또다른 휴식공간 ‘뒷마당’
가족들의 또다른 휴식 공간인 강으로 난 작은 주방. 이곳 테라스는 가족들에게 수많은 추억거리를 만들어줄 소중한 뒷마당이다.
빛과 바람, 강과 하늘 등 온갖 자연의 혜택이 넓은 마당에 한데모여 생활 마당의 기능은 배가 됐다. 맨발로 잔디를 밟고 강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찬 바람 불면 불을 피워 도란도란 이야기 꽃을 피우는 일상이 가능해졌다. 또한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자연 풍경을 기대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자리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