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스(this) 아파트] 위례신도시의 로또 아파트 ‘호반써밋 송파’
[땅집고] 호반건설과 서울 송파구청이 ‘분양가 줄다리기’를 하느라 분양 일정이 6개월 정도 미뤄졌던 위례신도시 ‘호반써밋 송파’ 아파트가 이달 26일 1순위 청약을 시작으로 분양에 나선다. 통상 연말에는 아파트 청약 시장도 쉬어가는데 갑자기 호반써밋 송파 분양 일정이 공개되면서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호반써밋 송파’는 운만 좋으면 청약 당첨만으로 수억원을 벌 수 있는 아파트다. 주택 시장에선 이 아파트를 올해 최고의 ‘정부 공인 로또 청약’이라고 부른다. 위례신도시는 공공택지여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 위례신도시는 강남권 신도시여서 당첨만 되면 시세 차익도 크다. 호반써밋 송파는 위례신도시 중 가장 인기가 좋은 송파권에 짓는 마지막 아파트다. 실제 2011년 이후 위례신도시에 입주한 아파트는 대부분 최초 분양가 대비 2배 정도 가격이 올랐다.
시세 차익은 크겠지만, 전철 교통 개선이 불투명한 것이 치명적인 단점이다. 위례신도시가 가진 근본적인 문제점이다. 땅집고가 ‘호반써밋 송파’의 장점과 단점을 살펴봤다.
■ 시세 차익만 4억~5억원 기대…중도금 대출 막혀
‘호반써밋 송파’는 1단지 689가구, 2단지 700가구로 구성된다. 3.3㎡(1평)당 평균 분양가는 1단지가 2205만원, 2단지가 2268만원으로 각각 책정됐다. 송파구 평균 시세(4200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당초 호반건설은 1단지 2460만원, 2단지 2500만원으로 분양가를 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송파구청이 지난 10월 말 분양가심의원회를 열고 호반건설이 제시한 분양가에서 8~10% 낮추라고 통보했다. 호반건설은 “분양가가 너무 낮다”며 분양가 재심의를 요청하고 올 6월로 계획했던 분양 일정을 지금까지 미뤄왔다. 호반건설 관계자는 “지난 몇 개월 동안 송파구청에 이의를 제기하고 협의도 했지만, 구청에서 분양가를 높여줄 계획이 전혀 없는 것으로 판단돼 연내 분양하기로 했다”고 했다.
분양가가 예상보다 낮게 책정되면서 시세 차익도 커졌다. 다만 모든 가구가 85㎡(이하 전용면적) 이상이어서 분양가가 9억원을 넘고, 중도금 집단대출이 불가능하다. 충분한 자금력이 있는 ‘현금 부자’들만 청약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분양가는 1단지 108㎡가 타입별로 9억190만~9억1170만원이다. 2단지는 ▲108㎡ 9억1020만∼9억3690만원 ▲110㎡ 10억2710만∼10억3750만원 ▲108㎡T(테라스) 10억2660만원 ▲110㎡T 10억4140만∼10억4660만원 ▲138㎡ 12억9520만원 ▲140㎡ 13억1340만원 등이다.
업계에선 근처 장지동 ‘위례송파푸르지오’ 106㎡가 지난 10월 14억원에 팔리는 등 주변 시세가 13억~14억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당첨될 경우 시세차익은 최소 4억~5억원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다만 이 시세차익을 곧바로 실현시키기는 어렵다. 지난 10월말 개정된 주택법 시행령에 따라 전매제한 기간이 8년으로 정해졌기 때문이다.
■ 전철역까지 버스로 20~30분…위례 트램은 기약 없어
‘호반써밋 송파’는 강남 생활권에 속한다. 하지만 전철 인프라 부족이 가장 큰 단점이다. 현재 단지에서 가장 가까운 지하철역이 8호선 장지역, 5호선 마천역 정도다. 걸어서 마천역까지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버스를 타도 각각 20분, 30분 정도 걸린다. 위례신도시 중앙을 가로지르는 핵심 교통망 트램(위례선)이 없으면 근본적인 교통 불편은 해소되기 어렵다. 당초 2017년 착공하기로 했던 트램은 아직까지도 미뤄지고 있다. ‘호반써밋 송파’ 입주가 2022년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입주 시점에 트램을 이용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입주 이후에도 트램이 곧 들어선다는 보장도 없다.
이 아파트에 청약할 계획이라면 ‘12·16 부동산 대책’ 내용도 눈여겨봐야 한다. 가장 작은 주택형 분양가가 9억원을 넘기 때문에 당첨되더라도1주택자라면 1년 안에 기존 보유 주택을 처분해야 한다. 무주택자도 완공 후 1년 내 전입한다는 조건으로만 주택담보대출이 가능하다. 전세 대출도 갚아야 한다.
이번 대책에서 양도세를 줄일 수 가장 확실한 방법인 장기보유특별공제 규정이 바뀌었다는 점도 확인해야 한다. 지금까지는10년 보유하면 장기보유특별공제를 받을 수 있었다. 교통이 불편하면, 당첨 이후 전세 주고 기다리면 양도세를 줄일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 대책에서 ‘거주’ 요건이 추가됐다. ‘호반써밋 송파’에 당첨되면 이 집을 10년 이상 보유하면서 거주까지 해야 매각할 때 80%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받아 시세 차익을 실현할 수 있다.
서울에서 최근 분양한 강남권 인기 아파트 최저 당첨 가점이 69점으로 높았다. ‘호반써밋 송파’는 85㎡ 초과여서 전체 물량의 50%는 가점제로, 나머지 50%는 추첨제로 당첨자를 정한다. 가점이 낮아도 청약을 넣어볼 수는 있다. 하지만 추첨제의 75%를 무주택자에게 우선 배정하기 때문에 무주택자라야 당첨 가능성이 높다. 서울에서 1년 이상 거주한 사람에게 먼저 50%, 서울 1년 미만 거주자와 인천·경기 거주자에게 50%를 배정한다.
1단지와 2단지 당첨자 발표일이 2020년 1월 3일로 같아 두 단지 중 한 곳에만 청약할 수 있다. 만약 두 아파트에 중복 청약하고 당첨됐다면 둘 다 무효 처리된다. 주택업계 관계자는 “이런 저런 단점에도 불구하고 시세 차익이 확실하게 보장된 단지여서 높은 청약 경쟁률이 나올 것”이라고 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