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들이 짓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 협소주택이나 미국 주택은 TV나 영화를 통해 종종 소개되지만 그 의도와 철학적 의미를 알기는 쉽지 않다. 땅집고는 월간 건축문화와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지은 주택을 소개한다.
[세계의 주택] 푸른 하늘과 녹색 들판 아래 숨겨진 2층 주택
[땅집고] 넓게 펼쳐진 들판 한가운데 자연의 일부가 된 집이 있다. 지붕은 대지보다 조금 높게 솟아올라 있고 주요 생활 공간은 낮은 대지에 파묻힌 형태다. 마치 잔디 언덕 아래 집이 있는 것처럼 보여 ‘잔디 지붕을 가진 집(HOUSE IN WARMIA: GREEN LINE)’이라고 불린다.
이 프로젝트를 맡은 프레즈멕 올그지크 건축가는 자연과 조화로운 건축을 중시했다. 최대한 자연친화적인 설계로 디자인을 뽑아내면서도 주택 기능이 떨어지지 않도록 세심하게 설계했다. 낮은 대지에 배치한 생활 공간은 최대한 햇빛이 들도록 다각도로 창을 냈다. 집의 중심부에는 넓은 안마당을 만들어 아름다운 주변 풍경을 오롯이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건축개요
건축사무소: 뫼비우스 아키텍키(Mobius Architekci)
위 치: 폴란드, 워미아
연면적: 500㎡
준공시기: 2019년
대표 건축가: 프레즈멕 올그지크(Przemedk Olczyk)
사진작가: 파웨우 울라토프스크(Paweł Ulatowsk)
◆건축가가 말하는 이 집은…
폴란드의 워미아(Warmia)는 주택이나 다른 건물이 많지 않은 지역이다. 자연친화적인 삶을 중시하고 즐기려는 이들이 눈여겨 보는 곳이기도 하다.
대지는 도로에서 멀리 떨어진 외딴 곳이고 주변에 워미안 호수 외에 어떤 건물이나 조형물도 없었다. 오로지 들판만 펼쳐진 곳이다. 건축주가 집 안에서 넓은 들판과 푸른 하늘 그대로를 감상할 수 있도록 계획했다. 집의 지붕을 대지 위치보다 살짝 높게 만들고 지붕에 잔디를 깔아 마치 녹색 언덕처럼 꾸몄다. 그 아래 생활 공간을 배치해 언덕 아래에서 문을 열고 집으로 들어가는 느낌이 들게 했다.
■녹색 언덕 아래 펼쳐진 생활공간
녹색 언덕처럼 보이는 지붕 아래로 거실과 주방, 안마당 등 공용 생활 공간을 배치했다. 마치 잔디 아래 지하공간처럼 구성한 것.
하지만 외벽을 모두 유리로 처리해 주 생활 공간에 햇빛이 잘 들었다. 안마당으로 나가면 아름다운 하늘과 들판을 감상할 수 있다. 안마당을 끼고 낮은 대지에 생활공간을 배치해 워미안 호수 구역의 강한 바람을 피할 수 있었다.
■ 높이 솟아올랐지만 사생활 보호가 좋은 2층
1층은 대부분 유리 벽으로 처리됐지만 2층과 내부 자재는 알루미늄판, 세라믹, 목재 등이 함께 쓰여 자연스러운 톤으로 완성됐다.
1층은 부엌·거실 등 공용공간, 2층은 침실 등 사적인 공간으로 구성했다. 1층과 2층은 커튼을 열고 닫음으로써 주 생활공간이 안마당에서 들여다보이지 않도록 했다. 2층은 지붕이 있는 부분으로 안마당에서 곧장 이어지는 계단으로 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