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이 사실상 ‘재입찰’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달 26일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을 점검한 결과 위법 사항 20여건을 확인해 대림산업, 현대건설, GS건설 등 3개 건설사에 대해 검찰 수사를 의뢰했다고 밝혔다. 당초 올해 안으로 시공사를 선정하고 사업 속도를 내는 것이 목표였던 조합 측은 시공사 3곳이 각각 제출한 입찰제안서 중 위법소지가 있는 부분을 수정한 후 입찰을 그대로 진행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지난 3일 서울시가 ‘정비사업 시공사 선정 관련 업무협조 요청(촉구)’ 공문을 조합에 전달하면서 기존 입찰을 무효화하고 재입찰해야 한다고 강조해, 조합이 재입찰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지난 4일 조합 이사는 조합원 커뮤니티에 ‘향후 진행방안에 대한 고찰’이라는 글을 올리며 “현실적으로 재입찰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글에서 “국토부의 권고를 무시하고 시공사 선정을 강행하다면 국토부가 시공사 선정 자체를 직권으로 취소하고, 조합과 해당 시공사에 민·형사상 고소, 고발조치가 뒤따를 것”이라며 “이러한 사유로 사업의 무리한 강행은 선택할 수 없는 방안”이라고 했다.
만약 조합이 국토부 권고를 수용하는 쪽으로 사업 가닥을 잡는다면 기존 3개사 입찰을 무효화하는 방안과, 입찰 절차를 중단하는 방안 두 가지 중 선택할 수 있다. 우선 입찰 무효 선언을 할 경우 해당 시공사들은 차기 참여할 수 없게 된다. 3개 시공사가 낸 입찰보증금 4500억원은 조합에 귀속될 수 있기 때문에, 자칫 각 회사와의 소송전으로 번질 가능성이 크다.
입찰 중단을 택한다면 기존 3개사의 제안서를 수정해서 받는 방안과, 재입찰하는 방안이 있다. 이 중 제안서 수정은 서울시가 권고문을 통해 사실상 막겠다고 밝힌 상황이다. 결국 남은 선택지는 재입찰 뿐인 셈이다.
만약 조합이 서울시 권고대로 재입찰을 선택한다면 시공사 선정이 약5~6개월 정도 지연될 전망이다. 조합 이사는 재입찰 방안에 대해 “대한민국 최고의 3개 시공사가 제안한 내용들이 물거품 되는 단점이 있다”면서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개발사업을 다시 진행하고자 한다면 현실적으로 이 방법 외에는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적었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