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에서 지난달 법원 경매로 나온 아파트들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올해 최고치를 기록했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등으로 인해 아파트를 분양받기가 더욱 어려워짐에 따라 경매시장으로 눈길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3일 법원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에서 법원경매로 나온 아파트들의 낙찰가율은 103.8%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의 법원경매 아파트 낙찰가율은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시행 방침이 발표된 8월 101.8%로 올해 처음 100%를 넘겼고, 9월에 100.9%로 소폭 하락했으나 10월(101.9%)과 11월(103.8%)에 잇달아 상승했다.
아울러 서울에서 강남권 3구(강남·서초·송파구)의 법원경매 낙찰가율도 지난달 107.7%로 올해 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강남 3구 법원경매 낙찰가율은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도입 언급이 나온 직후인 지난 7월에 101.0%를 기록한 이래 다섯달 연속으로 100%를 넘어섰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85건 강남 3구가 16건으로 두 지역 모두 지난 9월(63건·14건)과 10월(83건·10건)보다 각각 늘어났다. 지지옥션 장근석 팀장은 “서울과 강남 3구 모두 9~10월에 비해 법원 경매 진행물건 수가 늘어났음에도 11월 낙찰가율이 외려 높아졌다”며 “투자자들의 관심이 법원경매에 쏠리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또 사상 최저 수준의 금리로 경락잔금대출에 대한 부담이 줄어든 점도 이런 현상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낙찰가율이 100%를 초과하는 서울의 아파트 수는 총 33개로, 올해 들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유찰 없이 1회차에 낙찰된 사례는 총 29건으로, 전체의 88%를 차지했다. 유찰 1회는 4건이었으며 유찰 2회는 없었다.
11월 낙찰 물건 중 서울 송파구 신천동의 ‘진주’와 ‘잠실파크리오’, 서초구 방배동 ‘방배브라운’ 단지가 모두 감정가가 10억원이 넘었으나 1회차에 낙찰됐다.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역시 지난 3월에 진행된 1회차 입찰에서 유찰됐으나 지난달 13일에는 나오자마자 19명이 응찰해 낙찰가율 111%에 낙찰됐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