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들이 짓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 협소주택이나 미국 주택은 TV나 영화를 통해 종종 소개되지만 그 의도와 철학적 의미를 알기는 쉽지 않다. 땅집고는 월간 건축문화와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지은 주택을 소개한다.
[세계의 주택] 반투명한 벽에 은은한 조명…아지트처럼 아늑한 집
[땅집고]다락방이라고 하면 좁고 어두컴컴한 지붕 밑 공간을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나만의 아지트를 원하는 이들은 이보다 더 아늑한 공간을 찾기도 어렵다고 한다.
이번 집은 다락이 딸린 이탈리아의 한 주택 ‘로프트(Loft)’다. 기존의 집을 아지트처럼 멋스럽게 인테리어했다. 그런데 이곳은 흔히 상상하는 아지트라고 하기에는 꽤 화려하다. 야외수영장과 루프탑 마당까지 갖췄으며 내부 중앙에는 벽난로가 있고, 복층(復層) 구조로 사용 공간도 넓다. 특히 거실 중간에 있는 검은 철제 벽난로와 빛을 여과시키는 반투명 자재 폴리카보네이트 패널로 마치 살롱이나 와인바와 같은 독특한 분위기가 풍긴다.
◆건축 개요
건축사무소 : F:L아키텍츠 (F:L architects)
위치 : 이탈리아 토리노
건축면적 : 180㎡
준공시기 : 2019
사진작가 : 베페 지아르디노(Beppe Giardino)
◆건축가가 말하는 이 집은…
이 프로젝트는 공간이 자연스럽게 연결된 집을 원하는 고객을 위한 집이다. 지붕 경사를 최대한 활용하고 복층을 만들어 공간을 다채롭게 구성했다.
내부에는 투명한 플라스틱 자재로 빛이 여과되는 폴리카보네이트 패널을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이 패널은 독특한 컬러의 조명을 받으면 벽이 같은 색으로 변한다. 다양한 조명을 조합하면 무지개 빛깔처럼 다양하고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 바깥에서 보일 듯 말듯한 개인 공간
목재로 된 지붕 보에 매달린 검은 철제 계단을 통해 접근 가능한 침실은 복층 공간에 있다. 따라서 침실에서는 거실을 내려다볼 수 있다. 그러나 1층에서는 침실이 잘 보이지 않도록 설계했다.
침대 옆 공간은 다락으로, 등이 편안한 1인용 소파를 놓아 충분한 휴식이 가능하도록 했다. 옥상으로 올라가면 자그마한 수영장도 딸려있다.
■ 거실 중심이 된 벽난로…사람들과 함께하는 공간
거실 중앙에는 검은 철제로 만든 벽난로가 있다. 벽난로 주변은 마치 살롱처럼 음악을 듣거나 사람들과 함께 사교 모임을 할 수 있는 공간으로 피아노와 함께 큼직한 소파를 여러 개 놓았다.
벨기에 청석으로 만든 일체형 부엌은 검은색으로 된 커다란 철제 테이블로 연결돼 가족이나 손님들과 함께 식사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