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 강남구 대치동 구마을 2지구를 재건축하는 ‘르엘 대치’의 청약 당첨 최고점이 69점을 기록했다. 전날 발표한 ‘르엘 신반포 센트럴’은 최고 79점을 기록했다.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에 따라 4인 이하 가구는 평생 가점을 모아도 도달 불가능한 ‘70점대 가점’이 청약 당첨권이 되는 과열 시장이 보편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20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이날 청약 당첨자를 발표한 르엘대치는 일반분양한 총 6개 주택형 가운데 전용면적 59㎡T·59㎡·77㎡T(1가구 모집)·77㎡A에서 당첨 최고점인 69점(청약가점 만점은 84점)이 나왔다. 전용 77㎡B는 67점, 55㎡T는 64점이 최고점이었다. 당첨 최저점은 전용 55㎡T와 77㎡B가 64점, 59㎡T 65점, 59㎡ 66점, 77㎡A 67점을 기록했다.

앞서 이 단지는 지난 11일 1순위 청약 결과 31가구 모집에 6575개의 청약 통장이 몰리며 212.1대 1의 높은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전날 청약 당첨자를 발표한 ‘르엘신반포센트럴(서초구 잠원동 반포우성 재건축)’은 4개 주택형 가운데 3개 주택형에서 최고 가점 79점을 기록했다. 4개 주택형에서 모두 최저점이 69점이었다.

두 단지는 분양가 상한제 시행 이전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유예기간(내년 4월 29일) 이전에 입주자 모집공고를 신청해 상한제 대상에서 벗어났지만, 주변 시세보다 분양가가 낮게 책정되면서 가점이 높은 예비 청약자들이 대거 몰렸다.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 발표 이후 청약 과열 현상이 심해지고 있다. KB부동산 리브온에 따르면 상한제 적용 지역에서 지난달 입주자 모집공고를 낸 분양 단지의 청약 당첨 최저가점과 평균 가점은 각각 67점, 68.5점으로 나타났다.

상한제 적용 지역의 청약 평균 가점은 지난해 55.6점에서 올 들어 평균 58.4점으로 높아졌다. 반면, 서울에서 상한제 비적용 지역은 같은 기간 57.9점에서 53.6점으로 낮아졌다.

앞으로 서울 분양가 상한제 지역에서 당첨 안정권에 들기 위해서는 '르엘 신반포 센트럴'처럼 70점대 가점을 모아야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가점 70점을 받으려면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 기간이 만점(15년 이상)인 상태에서 배우자를 제외한 부양가족이 3명 이상이어야 한다. 4인 가족은 모든 항목이 만점이어도 가점은 69점이다.

청약 과열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일부 재건축·재개발 조합이 분양가 상한제 유예 기간인 내년 4월 말까지 분양을 마치기 위해 서두르는 반면 상한제를 피하기 어려운 조합은 '버티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지금 분양가 규제는 극소수 현금 부자에게 로또를 쥐여주는 꼴"이라고 말했다.
/한상혁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