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집값 집중 분석] ⑥ 연달아 최고가 기록하는 천안·청주
[땅집고] 3년 전 천안시 KTX천안아산역 인근 불당신도시에 입주한 ‘불당지웰더샵’. 이곳 112㎡는 9월 9억2500만원(9층)에 팔려 단지 역대 최고가를 찍었다. 올초 2월 8억4000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반 년만에 8400만원 상승했다. 불당지구 다른 단지도 가격이 고공행진이다. ‘불당 호반써밋플레이스’ 117㎡는 8월 7억8500만원(10층)에서 10월 8억4200만원(14층)으로 5700만원 상승했다.
천안뿐만이 아니다. 충북 청주 현대백화점 충청점 바로 옆에 들어선 흥덕구 복대동 ‘신영지웰시티 1차’ 152㎡는 10월 6억7000만원(38층)에 거래돼 올 들어 최고가를 기록했다. 7월보다 2500만원 올랐다. 흥덕구 가경동 ‘가경e편한세상’ 159㎡는 4억4500만원(9월, 13층)에 팔려 작년 말보다 5500만원 올랐다.
최근 2~3년 간 미분양 늪에 빠져있던 충청도 주택 시장의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 올 하반기들어 미분양이 소진되는 것은 물론 가격도 가파른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70주 이상 가격변동률이 하락세였던 청주 흥덕구는 10월 셋 째주 0.29%를 기록한 뒤 2주 째, 천안 서북구는 8월 셋째주(0.05%)부터 11주째 가격이 상승세다.
천안·청주는 그동안 세종시에 가려 개발에서 소외되고 수요가 빠져나간 대표적인 지역이다. 최근 3년간 천안시에는 2만5739가구가, 청주시에는 2만 1728가구가 입주했지만 수요 부족으로 미분양이 대거 발생하고 가격이 하락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2015년 10월부터 2018년 10월까지 천안시는 12.39%, 청주시는 8.69% 아파트값이 떨어졌다. 같은 기간 세종시는 5.75% 상승했다. 또 2017년 10월 기준 천안시 전체 미분양 물량은 4774가구, 청주시는 1633가구에 달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분위기가 뒤바뀌었다. 세종시 집값은 올초부터 마이너스 흐름을 보인 반면, 올초 대전을 시작으로 주변지인 충남 천안시와 충북 청주시 집값이 상승하기 시작했다. 세종시는 2017년 8월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후부터 투자 수요가 점차 감소했지만, 몇 년간 침체를 겪어온 천안·충주 지역은 규제로부터 자유로운데다 그동안 가격이 내린 탓에 상대적으로 가격 경쟁력을 갖게 되면서 수요자들이 몰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천안시의 경우 지난 달 10일 삼성이 충남 아산 탕정 디스플레이 생산 라인에 13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면서 주택 수요가 급증했다. 2년 전 4000여 가구였던 이 지역 미분양은 올해 8월 1538가구, 9월 1020가구로 급격히 줄었다. 외지인 거래량도 늘었다. 월 평균 60~100건 이내였던 천안 서북구 외지인 거래량은 8월 479건, 9월 285건으로 대폭 늘어났다. 그만큼 외지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다는 의미다.
100대1이 넘는 청약경쟁률도 나왔다. 지난달 29일 1순위 청약 접수를 진행한 천안 아산 ‘탕정지웰시티푸르지오’ 1순위 평균 경쟁률은 88대 1, 전용 101.99㎡ 주택형은 131.58대 1을 기록했다. 1년 간 천안의 평균 청약 경쟁률이 0.7대1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높은 수치다.
한편 천안보다 가격수준이 더 낮은 청주는 그동안 집값이 많이 저렴해졌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투자 수요가 몰리는 양상이다. 부동산 114에 따르면 이곳 평균 매매가격은 2015년 3.3㎡ 673만원에 거래된 이후 올 상반기 547만원까지 하락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이제 충청도 집값이 빠질만큼 빠진 뒤 바닥을 찍었다는 인식이 강해 다시 오를 것이란 기대가 있다”며 “당분간은 가격이 강세를 나타내겠지만 세종시와 주변 지역의 규제 강도에 따라 전망이 달라질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