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몸도 맘도 지친 환자들을 따뜻하게 감싸안는 '힐링 한옥'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19.11.15 06:38 수정 2019.11.18 16:41

[올해의 한옥常] ③마곡 대형병원 정문에 들어선 한옥 ‘보구녀관’

[땅집고] 지난해 11월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에 이대서울병원이 문을 열었다. 첨단 의료 기기들로 가득한 이 대형병원 정문 부지에는 한옥 한 채가 들어서있다. '2019년 대한민국 한옥공모전’에서 올해의 한옥상을 수상한 '보구녀관(普救女館)'이다.

[땅집고] 서울 강서구 마곡지구 이대서울병원 부지에 지은 '보구녀관'. /강희재건축사사무소


보구녀관은 ‘여성을 보호하고 구하라’라는 뜻을 지닌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전용 병원이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의 의학 교육과 관련 활동은 이 보구녀관의 정신을 계승한 것이다. 이대서울병원 부지에 있는 보구녀관은 강희재건축사사무소가 옛 보구녀관을 복원설계한 21세기형 한옥이다.

국토부의 심사평가단은 “현대적인 건축물과 외부 공간 속에서 적응해나가는 한옥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라며 “보구녀관은 한옥에 새로운 용도와 맥락을 결합한 좋은 사례”라고 평가했다. 한옥공모전은 한옥 가치를 재조명하고 한옥에 대한 국민의 관심을 높이기 위해 2011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다. 올해에는 역대 최다인 977개 작품이 출품됐다.

■건축개요

[땅집고] 보구녀관 배치도. /강희재건축사사무소


용도: 문화 및 집회시설
위치: 서울시 강서구 마곡동 808-1 이화여자대학교 의과대학 부지내
규모: 지상 1층
최고 높이: 6.9m
건축면적: 121.05㎡
연면적: 121.05㎡ (36.68평)
구조: 한식목구조

■ 건축가가 말하는 이 집은…

[땅집고] 1890년 보구녀관과 2019년 복원설계한 보구녀관. /강희재건축사사무소


강희재건축사사무소는 현재 사료로 남아있는 사진 및 문헌들을 바탕으로 보구녀관을 복원설계했다. 미국 감리교회에서 보구녀관에 파견한 여성 의사인 ‘로제타 홀’이 진료를 보기 시작한 시점인 1980년을 기준으로 복원했다. 전통한옥에 유리를 끼워서 개량한 창호를 사용하고, 내부에 흰색 커튼을 설치하는 등이다. 병원이라는 용도에 맞게 부분적으로 개조한 한옥인 것.

[땅집고] 창문에 유리를 끼운 창호를 쓰고, 흰색 커튼 등을 설치했다. /강희재건축사사무소


보구녀관은 이대서울병원 환자와 보호자들이 언제든 드나들 수 있는 힐링 공간이다. 마곡지구 주민들과 병원을 연결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상시 개방하는 병원 안 헤리티지 가든과 접해 있어 누구든지 이용 가능하다.

[땅집고] 환자들도 보구녀관에 진입할 수 있도록 수직형 리프트를 설치했다. /강희재건축사사무소


안뜰에 설치한 담장은 높이가 낮다. 이 곳을 지나는 사람들에게 열려있는 휴게공간이라는 느낌을 준다. 마당은 화단과 한국식 담장을 배치해 전통적인 공간으로 만들었다. 또 환자나 노약자들도 불편 없이 보구녀관에 들를 수 있도록 수직형 리프트를 설치했다

보구녀관은 현대식으로 지어진 대형 병원이 주는 차가운 느낌을 중화하는 역할을 한다. 한옥 특유의 따뜻함으로 새 병원에 온기를 전하며, 방문객들에게 여성 의료 전반에 대한 교육적 효과도 전한다.

/이지은 땅집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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