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잡을 수록 잡히지 않는 집값…"신고가 행진 곧 시작될 것"

뉴스 최준석 인턴기자
입력 2019.11.08 07:01

[땅집고] 정부가 집값을 잡기 위해 강력한 규제 대책을 쏟아낸 결과 ‘강남 1억, 강북 5000만’ 시대가 열렸다. 서울 강북의 신축 아파트 입주권은 3.3㎡당 5000만원을 넘었고, 강남 핵심 재건축 아파트는 3.3㎡당 1억원에 근접했다. 정부는 서울 집값을 잡기 위해 지금까지 17차례에 걸쳐 크고 작은 집값 규제 대책을 발표했고, 규제 대책을 발표할 때마다 서울 집값은 계속 올랐다. 정부는 앞으로도 계속 집값을 잡기 위한 강력한 규제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정보 사이트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 대흥동에 위치한 ‘신촌그랑자이’ 아파트 입주권이 3.3㎡당 5000만원을 돌파했다. 이 아파트는 지난 8월 19일 전용 59㎡(10층)이 13억원에 팔려 공급면적 기준 3.3㎡당 5416만원에 거래됐다. 이는 지난 6월에 거래된 동일 주택형 이전 최고가인 11억원보다 2억원 올랐다. 이 아파트 입주권은 닷새 후인 8월 24일에도 12억1000만원에 팔려 역시 1평당 가격이 5041만원에 달했다.

서울 종로구 교남동 ‘경희궁 자이’ 아파트 84 ㎡의 최근 실거래 최고가는 15억5700만원(8월 2일)으로 공급 면적 1평당 4700만원에 육박한다. 이 아파트 역시 평당 거래가가 더 높은 전용 59㎡ 등의 소형 아파트가 거래될 경우 평당 5000만원을 넘길 것으로 추정된다.

[땅집고] 서울 마포구 대흥2구역을 재개발해 2020년 입주 예정인 '신촌 그랑자이'. /조선 DB


서울 강남에서는 서초구 반포동 신축 아파트의 평당 1억원 돌파가 기정 사실화 되고 있다. 지난 8월 14일 계약된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59㎡(12층)는 23억9800만원으로 신고가를 썼다. 3.3㎡당 9992만원으로 사실상 평당 1억원에 거래됐다. 반포동·개포동 등의 저층 재건축 대상 아파트나 초고가 펜트하우스를 제외하고 3.3㎡당 1억원에 거래된 것은 ‘아크로리버파크’가 처음이다.

[땅집고] 반포동에 위치한 '아크로리버파크'. /대림산업 제공


소형 아파트에 이어 강남 중형 아파트도 평당 1억원에 다가서고 있다. 2009년 7월 입주해 10년간 반포 일대 대장주 자리를 지키던 ‘래미안 퍼스티지’ 전용 84㎡가 8월 26일 29억1350만원(8층)에 거래됐다. 공급 면적 1평 당 8569만원 수준이다. ‘아크로리버파파크’ 전용 84㎡ B형은 이미 7월 32억원에 거래됐고, 지난 9월 말 A주택 형도 32억원으로 최고가를 경신했다.

[땅집고] 반포 '래미안 퍼스티지' 아파트 단지의 모습. /조선 DB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에선 계약일로부터 아직 60일이 지나지 않아 실거래가 시스템에 등재되지 않은 신고가가 있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래미안퍼스티지 인근의 한 중개업소는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84㎡가 31억원, 전용 59㎡기 22억 9000만원에 각각 거래됐다”고 말했다. 평당 1억원에 조금 모자란 이 아파트의 최고가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 8월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강남이 3.3㎡당 1억원이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분양가 상한제를 하자는 것”이라 밝혔다. 그러나 김 장관의 발언 직후에도 신축 아파트 가격은 더 올랐다. A중개업소 관계자는 “분양가를 규제하고, 재건축·재개발을 못하도록 하면 신축 아파트 가격이 오른다는 것은 당연한 현상인데, 유독 정부만 아니라고 하니 혼란스럽기도 하다”고 말했다.

집값이 단기간에 급등한 영향으로 최근 거래가 위축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정부가 서울 전역에서 집값 상승세가 유지되고 있어 신고가 행진이 조만간 다시 시작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이번에 최고가를 경신한 특정구역 신축 아파트 같은 특수 시장은 앞으로도 가격이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최준석 땅집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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