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집값 불안 우려가 높은 강남구 개포·대치·도곡동, 서초구 잠원·반포동, 송파구 잠실·가락동, 영등포 여의도동, 마포구 아현동, 용산구 한남동, 성동구 성수1가동 등 서울 27개 동(洞)이 6일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대상지역으로 지정했다과열 우려가 높은 지역만 선별한다는 이른바 핀셋 지정 방침에 따라 동 단위로 세부화해 선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강남구 개포동 등 서울 27개 동을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서울 27개동의 민간택지에 들어서는 일반 아파트는 관보에 게재되는 날 이후, 재개발·재건축 아파트의 경우 내년 4월 29일 이후 각각 입주자 모집공고를 신청한 단지부터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단지는 5~10년의 전매 제한, 2~3년의 실거주 의무를 부여받는다.
이번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는 지역은 당초 예상했던대로 서울 강남4개구와 이른바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이 포함됐다. 강남4개구에서 22개동, 마용성에서 5개동이 각각 지정됐다.
지방에서는 지정된 곳이 없다. 경기도 과천과 분당 등 이번에 분양가 상한제 대상 후보지로 거론됐던 경기도 투기과열지구 중에서는 한 곳도 지정되지 않았다.
강남구에선 개포·대치·도곡·삼성·압구정·역삼·일원·청담 등 8개 동이 지정됐다. 송파구에서도 잠실·가락·마천·송파·신천·문정·방이·오금 등 8개 동이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받게 됐다. 서초구에선 잠원·반포·방배·서초 등 4개 동이, 강동구에선 길동·둔촌 등 2개 동이 지정됐다.
마포·용산·성동구에서도 1∼2개 동이 지정됐다. 마포구에선 아현, 용산구는 한남과 보광, 성동구에선 성수동1가가 각각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선정됐다.
국토부는 이번에 분양가상한제 적용 지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지역에 대해서도 고분양가 책정 움직임 등 시장 불안 우려가 있는 경우 신속히 추가 지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분양가를 택지비와 건축비를 합한 가격 이하로 제한한다. 택지비는 토지 감정평가액과 택지가산비, 건축비는 기본형건축비와 건축가산비다. 앞으로 지방자치단체가 분양가심의위원회를 열어 분양가를 심의한다.
이문기 국토부 주택토지실장은 "일률적으로 말하긴 어렵겠지만 분양가 상한제 대상 지역의 분양가격은 HUG 가격보다 5∼10% 낮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분양가 중 택지비와 직·간접공사비, 설계비, 감리비, 부대비, 가산비 등 7개 항목은 일반에 공개된다.
분양가 상한제 적용 지역에는 당첨자의 전매가 제한된다. 분양가가 인근 시세의 100% 이상이면 5년, 80∼100%면 8년, 80% 미만이면 10년간 전매할 수 없다.
이에 더해 2∼3년간 실거주 의무도 부여될 예정이다. 현재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대상 주택에 5년 이내의 실거주 의무 기간을 정할 수 있는 근거를 담은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국토부는 시행령을 통해 2∼3년의 실거주 의무 기간을 정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전매제한이나 실거주 의무 거주 기간 중 아파트를 처분해야 하는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분양가에다 1년 만기 은행 정기예금 이자를 합한 금액에 팔 수 있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