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연 소득 약 1억원 이하의 신혼부부는 서울시로부터 전·월세 보증금을 최대 2억원까지 저리로 빌릴 수 있게 된다.
서울시는 신혼 부부를 위해 3년간 3조원을 투입해 연간 2만5000쌍을 지원하는 주거지원 사업 계획을 28일 발표했다. 신혼부부에게 금융지원 자격 기준을 완화하고 임대주택을 늘려 입주 기회를 넓힌다.
무주택 부부에게 전·월세 보증금을 최대 2억원까지 저리로 빌려주는 금융 지원 대상은 기존 연수입 합계 8000만원 이하에서 1억원 이하로 완화한다. 1억원은 도시근로자 평균소득의 150% 수준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시는 “맞벌이 부부의 소득을 합쳐 월급이 약 800만원 이하면 지원 대상이 될 수 있어 웬만한 직장인 대부분이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대상자 수는 연 5000가구에서 1만500가구로, 지원 기간은 최장 8년에서 10년, 결혼 기간은 5년 이내에서 7년 이내, 이자 차액 보전은 최대 연 1.2%에서 3%로 각각 늘어난다. 자녀 수에 따라 1자녀 0.2%, 2자녀 0.4%, 3자녀 이상 0.6% 등 추가 우대금리를 제공할 방침이다.
또한 혼인 신고는 하지 않았지만, 함께 살면서 사회 통념상 부부로 볼 수 있는 ‘사실혼 부부’도 신혼부부와 같은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게끔 추후 조례 개정과 대출 기관 협의 등으로 구체화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임대주택 공급 물량을 연평균 2445가구 추가해 매년 1만4500가구를 확대 공급하기로 했다. 연평균 신혼부부 매입임대주택을 1400가구에서 3200가구로, 재건축 매입을 1035가구에서 1380가구로, 역세권 청년주택을 2451가구에서 2751가구로 각각 늘린다.
신혼부부가 자녀를 낳으면 추가 임대료 없이 더 큰 임대주택으로 이사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도 추진한다.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안내 대책을 강화해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로 했다.
시는 자가 진단과 상담·지원 신청을 한 번에 할 수 있는 ‘서울주거포털’을 11월 말 개설하겠다고 밝혔다. 이 포털사이트에는 서울시나 서울주택도시공사는 물론 중앙정부 등 각종 기관에서 시행하는 모든 주거 지원 정보를 담을 예정이다. 또 25개 자치구의 주거복지센터에는 내년부터 ‘신혼부부 주거 지원 코디네이터’를 배치해 안내를 돕는다.
금융지원과 임대주택 입주를 합하면 수혜자는 연간 2만5000쌍이 된다. 이는 시가 지난해 ‘공적 임대주택 24만가구 공급계획’을 발표하면서 밝힌 신혼부부 주거지원 대상 1만7000쌍에서 8000쌍 늘어난 것이다.
류훈 서울시 주택건축본부장은 “서울에서 1년에 5만쌍이 결혼한다”며 “결론적으로 신혼부부 두쌍 중 한쌍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시는 신혼부부 주거지원으로 인해 예산이 2020∼2022년 3년간 총 3조1060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김리영 땅집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