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비만 오면 집에서 물이 줄줄 새니…아파트가 아니라 ‘워터파크’라니까요.”
올해 1월 입주한 부산 해운대구 ‘동백두산위브더제니스’. 2015년 분양 당시 평균 분양가가 3.3㎡(1평) 당 1350만원으로, 84㎡ 아파트가 5억원에 달하는 고급 주상복합이다. 그런데 최근 이 아파트 입주민들에게 날벼락 같은 일이 벌어졌다. 입주한지 1년도 채 되지 않았는데 곰팡이·누수 하자가 심각한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는 것. 동백두산위브더제니스 입주자대표회에 따르면 총 353가구 중 200여가구가 비나 태풍이 왔을 때 집에서 물이 새고 곰팡이가 피는 현상을 겪고 있다.
‘동백두산위브더제니스’ 31층에 사는 입주민 A씨는 “입주 후 두통에 시달렸는데 처음에는 원인을 몰랐다”라며 “벽지를 뜯어내고 나서야 곰팡이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라고 말했다. 현재 A씨의 집 거실과 방 3개에서 모두 곰팡이 피해가 발생한 상태다. 임시방편으로 벽면 하단에 비닐을 노란 테이프로 고정해뒀다.
이 아파트 42층 입주민 B씨도 비슷한 피해를 겪고 있다. 거실 한복판에서 물이 올라와 바닥이 까맣게 변색되고, 벽지 곳곳에 곰팡이가 생겼다. B씨는 “9월 태풍 ‘타파’가 왔을 때 집을 비웠다가 다음날 왔는데, 거실과 작은방에 물난리가 난 모습을 보고 기가 막혔다”라며 “현재 세 들어 살고 있는데, 하자가 심각해 집주인에게 방을 빼겠다고 통보했다”라고 말했다.
입주민들은 지난 21일 단지 앞에서 시공사 두산건설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입주민들의 집단 민원을 수용한 해운대구는 공동주택관리법을 근거로 두산건설에 하자 원인 규명, 조치 계획 등과 관련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고 23일 밝혔다. 해운대구 관계자는 “두산건설이 하자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부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두산건설은 창틀 실리콘이 태풍에 찢어지면서 벽면 누수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천장, 거실 한복판 누수는 물이 벽면을 타고 따라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추측 중이다.
두산건설 관계자는 “전체 하자보수 요청의 70% 이상인 159건이 9월 중순 발생한 태풍 타파 때 접수됐기 때문에 기상 영향도 있어보인다”라며 “최대한 빨리 보수를 완료해서 입주민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