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서울에서 경남으로…집중 규제 피해 원정 투자 급증

뉴스 한상혁 기자
입력 2019.10.09 14:27 수정 2019.10.09 15:51

서울을 중심으로 한 정부의 고강도 집값 규제를 피해 경남이나 부산·대구 등으로 원정 투자를 나서는 투자자들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방에는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등 세금 규제가 상대적으로 적고 그동안 장기간 집값 하락으로 가격까지 저렴하다는 인식이 작용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9일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경남에서 거래 신고된 주택 가운데 서울 거주자가 매수한 경우는 총 585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396건)에 비해 48% 증가한 수치다.

경남 거제시의 한 아파트 단지./조선DB


올해 8월까지 경남지역 주택 전체 거래량은 작년 같은 기간(2만5022건) 대비 소폭 감소한 2만4846건이었는데 유독 서울 지역의 원정 투자자만 큰 폭으로 늘었다.

지역별로는 조선업 침체로 집값이 장기 하락했던 거제시가 서울 거주자의 주택 매수 건수가 작년 24건에서 올해 150건으로 늘었다. 울산의 경우 작년 85건에서 올해 114건으로 증가했다. 특히 '울산의 부촌'으로 꼽히는 남구의 경우 서울 거주자의 매수 건수가 53건으로 전체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했다.

서울 투자자들이 원정 투자를 늘린 이유는 무엇보다 가격이 바닥을 쳤다는 인식 때문이다. 경남 주택가격은 2016년 5월부터 올해 9월까지 3년4개월째 하락했고 누적 하락률 17.47%(아파트 기준)에 달한다. 여기에 올 들어 조선업 수주도 회복세를 보이면서 투자 수요가 다시 몰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울산·거제는 물론 장기간 집값이 하락했던 곳곳에서 원정 투자수요가 유입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며 "울산의 경우 남구와 같은 부촌과 중구 재개발 구역 등지에 외지인 투자가 많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외부인 매수세 증가로 거제시의 경우 올해 3월부터 집값이 상승 전환해 지난 7월까지 5개월 연속 상승했다. 울산의 아파트값도 지난달 중순 2년 7개월여만에 보합 전환한 이후 2주 연속 올랐다.

아파트값이 2년 가까이 하락세인 부산 해운대구 역시 서울 거주자의 주택 매입 건수가 113건으로 작년 동기(93건) 대비 21.5% 늘었다. 대구도 올해 서울 원정 투자자의 매입 건수가 966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924건)보다 5% 정도 늘었다.

전문가들은 서울 거주자들의 지방 원정 투자에는 서울에 집중된 종부세·양도세, 대출 제한 등 강력한 규제가 한몫 한 것으로 분석한다. 김종필 세무사는 "지방 비 규제 지역의 경우 종부세 중과 대상에서 빠지고 임대사업자로 등록할 경우 양도세 중과 대상에서도 제외되는 등의 혜택을 여전히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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