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완공하자마자 세입자 꽉 찬 비결? 톡톡 튀는 외관"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19.10.08 07:13 수정 2019.10.08 08:00

[미리 만난 건축주대학 멘토] 김동희 KDDH 건축사사무소 대표

'상가주택은 마음으로 지어야 한다'고 강조하는 김동희 KDDH 건축사사무소 대표. /이지은 기자


“수익형 주택을 짓는다고 해서 ‘계산기 논리’만 들이대면 망할 확률이 높습니다. 몇 평짜리 공간이니 얼마를 받아야겠다는 생각이 앞서면 좋은 설계가 나오기 어렵다는 겁니다. 어떻게 지어야 세입자들이 좋아할지 배려하는 ‘마음으로 지은 설계’를 적용해야, 내가 짓는 상가주택을 차별화할 수 있습니다.”

김동희 KDDH 건축사사무소 대표는 건축 설계 경력 25년의 베테랑 건축가다. 개인 주거용 건축과 카페나 펜션 등 수익형 주택, 상가 설계 등 다양한 설계를 해 왔다. 이 중 그가 설계한 상가 주택 수는 10여채. 최근 상가 주택 시장이 포화 상태라는 말도 있지만, 그가 설계한 상가 주택은 모두 만실이다. 그만큼 상가 임차인은 물론 상가를 이용하는 이용객의 발길을 잡아 끄는 매력이 있다는 의미다.

김 대표는 오는 22일부터 시작하는 조선일보 땅집고 건축주대학 10기에서 ‘성공적인 상가주택 케이스 스터디’를 주제로 강의한다. 그에게 임차인과 고객의 사로잡는 상가 주택 설계의 노하우를 물어봤다.

-차별화된 상가주택 설계란.

상가 출입구와 주거공간 현관문을 분리한 상가주택. /KDDH 건축사사무소


“상가주택은 상업과 주거라는 상반된 공간을 동시에 갖고 있는 건물이다. 우선 주거 입장에서 보면 ‘동선 분리’가 필수다. 상업시설로 들어가는 입구와 집 현관문으로 가는 동선이 확실하게 구분돼 있어야 상가 임차인도 편하고 주거 공간에 사는 사람도 편하다.

또, 내부에는 설계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고시원처럼 모든 방을 똑 같은 구조와 크기로 만들기보다는 각 방에 매력을 더할 수 있는 방식으로 공간을 나눠야한다. 중간층에 있는 방이지만 빨래를 널 수 있는 다락·발코니를 지어준다던지, 작은 텃밭을 가꿀 수 있는 마당을 넣어준다던지 하는 식이다. 세입자들이 ‘아파트 대신 상가주택을 보금자리로 삼길 잘했다’고 생각할 정도의 메리트를 만들어줘야 한다.”

-그럼 상가 부분은 어떻게 설계해야 할까.

세입자가 직접 인테리어할 수 있도록 최대한 심플하게 지어둔 상가부분. /KDDH 건축사사무소


“상가는 최대한 ‘심플’하게 짓는 것을 추천한다. 설계할 때부터 업종이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닌 이상, 임차인이 자신의 공간을 직접 꾸밀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는 것이 좋다. 불경기도 고려해야 한다. 상가를 전체를 한 임차인에게 세를 놓겠다는(통임대) 욕심을 버리고, 여러 칸으로 나눠서 임대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을 추천한다. 상가를 구획을 나눌 때 잘 고려해야 하는 점은 화장실이다. 어느 곳에 화장실을 배치해야 모든 상가 임차인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을지도 배려해야 한다.”

-설계한 상가주택 예시를 들어달라.

서울 중랑구 중화동 '니나노 상가주택'. 건물 외관을 카세트 테이프처럼 디자인해 동네 주민들의 관심을 끌었다. /KDDH 건축사사무소


“서울 중랑구 중화동에 있는 ‘니나노 상가주택’을 소개한다. 중화동 주민이라면 이 상가주택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대지면적이 112㎡(33~34평) 정도로 작은 대신, 외관을 카세트 테이프처럼 독특하게 설계해 이 지역에서는 제법 유명한 상가 건물이 됐다. 1층 상가를 건물주가 직접 운영하기로 했는데, 커피숍 이름이 ‘니나노’다. 외관 디자인과 1층 커피숍의 이미지가 어우러져 건물의 브랜드화가 이뤄졌다. 독특한 설계를 적용한 덕분에 2~3층에 있는 주거공간(3가구) 세입자 구하기도 쉬웠다. 전세금은 각각 1억2000만~1억6000만원 정도다.(김 소장은 ‘각 건물의 건축비와 자세한 임대료, 수익률은 건물주가 공개하는 것은 꺼려 건축주대학 강의 시간에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용인 기흥구 농서동에 지은 상가주택. 건물 내외부에 원색을 사용해 주변 상가주택들과 차별화했다. /KDDH 건축사사무소


용인 기흥구 농서동에 지은 상가주택 내부. 고급스러운 마감재를 써서 세입자들의 호감을 샀다. /KDDH 건축사사무소


경기 용인시 기흥구 농서동 상가 주택도 있다. 이 상가주택의 경우 마감재를 고급스러운 자재로 쓰고, 건물 내외부 곳곳을 원색으로 칠해 확실한 포인트를 줬다. 주변에 상가들이 많았는데, 대부분 무채색이어서 ‘색’으로 외관에서 차별화를 시켰다. 덕분에 완공한 날 임대용 5가구 전세 세입자를 다 구했다. 근처에 집을 구하러 왔다가 이 상가주택을 발견한 사람들이 인근 공인중개사를 통해 서둘러 계약한 것이다. 바로 옆에 있는 상가주택들은 전세보증금이 5% 정도 저렴한데도 6개월 넘게 임차인을 못 구해 고생하던 상황과 정반대였다.”

-상가주택 신축을 앞둔 건축주들에게 당부한다면.

“상가주택은 고시원이 아니다. 가구 수를 최대로 뽑아낸다고 해서 수익률도 최대로 뽑아낼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상가 주택은 ‘돈’을 벌기 위해 짓는 것이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돈의 논리로 설계를 하면 크게 보면 손해를 보게 된다. 건물을 사용하는 사람들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어떤 설계가 좋은 설계인지 판단할 수 있다. 상가주택 신축이 건축주의 제 2의 인생을 꾸려나가는 데 도움이 되는 만큼, 마음으로 짓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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