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9·13대책 1년…서울 아파트 거래 반토막, 실거래가는 상승

뉴스 한상혁 기자
입력 2019.09.16 10:05

지난해 9·13 부동산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거래량이 절반 이하로 급감했지만 실제 거래된 아파트의 평균 실거래가는 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부동산114가 국토교통부의 실거래가 자료를 분석한 결과 9·13대책 이후 1년간 거래된 서울 지역 아파트 실거래가격은 평균 7억5814만원으로, 9·13대책 이전 1년 평균 실거래가(6억6603만원)보다 13.8%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9월부터 올해 8월 말까지 국토부가 공개한 실거래 건수(이달 5일 등록기준)는 총 4만2564건으로 직전 1년간 공개 건수(9만7414건) 대비 무려 56%가량 줄었는데, 실거래 평균가는 더 높아진 것이다.

이는 9·13대책 이후 대출 규제로 거래가 침체한 가운데 서민 아파트보다 재건축·고가 등 인기 지역의 실거주와 투자를 겸한 아파트들의 거래가 상대적으로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9·13대책 이후 1년간 9억 이하 주택 거래량(실거래가 공개 기준)은 9·13대책 이전에 비해 60.2% 감소한 것과 달리 9억원 초과 주택 거래량은 37.6% 줄어드는데 그쳤다. 이로 인해 9억원 초과 아파트의 거래 비중은 9·13대책 이전 17.3%에서 9·13대책 이후에는 24.7%로 높아졌다.

9·13대책 이후 일부 강남 재건축 단지의 가격은 떨어졌지만 일반 아파트는 하락폭이 미미했고, 지난 7월부터는 일부 신축·일반 아파트 가격이 역대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강세를 보이면서 실제 집값 하락을 체감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한국감정원 통계에서도 9·13대책 이후 지난 8월까지 서울 아파트값이 1.13% 하락했지만 올해 7·8월 들어 다시 상승 전환하며 회복세로 돌아섰다.

부동산114 김은진 리서치팀장은 “9·13대책으로 거래가 침체한 상황에서 대출 부담이 덜한 무주택자, 대출이 필요없는 현금 부자들이 주로 주택 매수에 동참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구별로는 용산구의 실거래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용산구 아파트의 최근 1년간 평균 실거래가격은 15억9724만원으로 직전 1년간 평균가(12억6727만원) 대비 26% 상승했다. 용산 미군부대 이전과 공원 조성 등 다양한 개발 호재로 집값이 강세를 보인 영향이다.

이어 성동구의 실거래가격이 9·13대책 이전 1년 평균 7억7033만원에서 최근 1년은 9억3264만원으로 21.1% 올랐다. 성동구 일대 재건축 사업과 서울숲 인근 신축 아파트값이 강세를 보였다.

양천구는 최근 1년간 실거래 평균가격이 7억9192만원으로 직전 1년(6억6857만원) 대비 18.5% 상승했다. 양천구 목동 신시가지 아파트의 재건축 기대감에 오름폭이 커진 것으로 분석된다.

9·13 규제의 중심에 있는 강남구는 대책을 전후한 실거래가 상승률이 17.7%로 비강남 인기지역보다 낮았다. 다만 최근 1년간 실거래가 평균가는 17억1984만원으로 서울 25개 구를 통틀어 가장 높았다.

송파구의 평균 실거래가는 9억6706만원에서 11억3317만원으로 17.2% 상승하며 10억원대를 돌파했다. 서초구는 13억9053만원에서 15억6951만원으로 12.9% 상승했다.

그러나 모든 구에서 실거래가가 급등한 것은 아니다. 은평구는 최근 1년간 실거래가 평균액이 4억8028만원으로 대책 발표 전 평균 거래가(4억7685만원)과 비슷했고 구로구(4억2821만→4억4258만원)와 강서구(5억2725만→5억4361만원)도 대책 이전 실거래가와 큰 차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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