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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양가상한제 최대 수혜지는 집값 쑥쑥 빠지던 강동구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19.08.15 04:19

강동구는 올해 서울에서 아파트값 전망이 가장 좋지 않은 곳 중 하나였다. 강동구에서 올해에만 새 아파트 8500가구 한꺼번에 입주하면서 전세금이 하락하고, 주택 총량 자체가 늘어 급매물이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 그 결과 전세금 뿐 아니라 매매가격까지 동반 약세를 예상하는 전망이 우세했다. 실제로 강동구의 올해 5월 아파트값 변동률은 -0.98%로 서울에서 가장 크게 하락했다.

올 6월 4주차 이후 서울 강동구 주간 매매가격과 전세금 변동률. /부동산114


그러나 강동구 아파트값은 올 7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섰다. 8월 첫주에는 한 주 사이 아파트값이 0.33%나 올라 서울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부동산114기준)을 기록했다. 줄곧 하락하던 전세금도 보합세로 돌아섰다. 강동구 아파트 매매·전세금이 상승세로 돌아선 시기는 정부가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예고한 시점과 일치한다. 분양가 통제로 재건축 공급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새 아파트의 희소성이 높아지는데 따른 반사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강동구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최대 수혜지역’으로 떠오른 것이다.

■입주 폭탄 터진 강동구, 분양가 상한제 수혜지로 떠올라

강동구가 분양가 상한제 최대 수혜지역으로 떠오른 것은 ‘새 아파트’ 효과가 크다. 강동구 일대는 최근 4~5년간 서울에서 재건축 사업이 가장 활발한 지역이었다. 특히 고덕동 일대 밀집한 고덕주공아파트, 시영아파트 등의 재건축 사업이 잇따라 추진돼 새 아파트가 몰려 있다.

고덕동과 명일동 일대에는 ‘고덕래미안힐스테이트(2017년 7월 입주)’를 비롯해 약 7800가구 규모 대단지 새 아파트가 들어서 있다. 올 6월부터 ‘래미안명일역솔베뉴(1900가구)’를 시작으로 9월 ‘고덕 그라시움(4932가구)’, 12월에는 ‘고덕센트럴아이파크(1745가구)’가 추가로 완공된다.

올해부터 강동구에 입주하는 아파트 단지. / 네이버지도


올해만 8500가구에 달하는 새 아파트가 줄줄이 입주하면서 어두웠던 강동구 주택 시장 분위기가 바뀐 것은 불과 한달 전부터다. 지난 7월 초 이후 강동구 아파트값은 6주 연속 상승했다. 8월 들어서는 전세금까지 동반 상승하고 있다. 고덕동 래미안 힐스테이트는 전용 59.35㎡는 올 상반기 7억9500만까지 떨어졌다가 올 7월 9억원(18층)에 팔려 작년 수준 가격을 회복했다.

강동구 고덕동의 대표적인 대단지 아파트인 '고덕 래미안 힐스테이트'. /네이버지도


■ 새 아파트 투자했던 현금 부자들 속으로 웃는다

강동구 아파트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것은 공교롭게도 6월 마지막 주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을 공식화 한 시점과 일치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분양가 상한제로 새 아파트 공급은 급감할 가능성이 높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상대적으로 새 아파트 몸값이 올라갈 것이란 전망이 많다. 강동구는 서울에서 새 아파트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그만큼 신축 아파트 가격 상승 효과가 가장 큰 지역으로 떠오른 것이다

여경희 부동산114리서치센터 수석연구원은 “재건축 단지가 일반분양을 미루거나 진행 중인 사업마저 좌초할 가능성도 있어 수요자들은 새 아파트 공급이 원활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한다”며 “새 아파트 중심으로 값이 뛰면서 신축 비율이 높은 지역의 상승률이 높게 나온다”고 했다.

이 같은 현상은 강동구 뿐 아니라 강남권 새 아파트 단지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의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최근 4~5년간 현금 부자들이 강남권 새 아파트에 집중 투자했는데, 이 사람들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규제의 최대 수혜자가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지난달 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민간택지 아파트에도 분양가 상한제 도입을 검토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조선DB


■ 매매가격·전세금 동반 반등할 가능성도

최근 새 아파트 전세금이 동반 상승하는 움직임까지 관측되고 있다. 공급 물량 증가로 전세금이 일시 하락할 것이란 기존 예상과는 상반된다. 이 역시 분양가 상한제로 ‘로또 아파트’가 출현할 것이란 기대감에 잠재적 주택 수요자들이 새 아파트 전세 거주를 선택하는 비중이 높아졌기 때문이란 해석이다.

올해 9월 입주를 앞둔 고덕 그라시움 아파트 현장. /대우건설


이남수 신한은행 장한평역 지점장은 “대단지 입주 여파로 인해 전세금은 당분간 보합세를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며 “하지만 전반적으로 부동산 시장에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있어 전세를 택하는 수요자들이 많아지면 강동구처럼 새 아파트 비중이 높은 지역에서는 매매가격과 전세금이 동반 상승할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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