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주대학 9기 수강생 모집>은 조기 마감되었습니다.
[미리 만난 건축주대학 멘토] 김양길 제이아키브 대표 "모른다고 포기?…건축주가 꼼꼼 챙겨야 안 당한다"
“전문가가 아닌 이상 건축주들이 시공 과정을 전부 알 수는 없죠. 그렇다고 현장을 방문해서 산책만 하다 가면 안됩니다. 시공사 선정부터 하자 보수에 이르기까지 건축주가 공부하고 관여해야 제대로 된 건물이 나옵니다.”
김양길 제이아키브 대표는 2011년 회사를 차린 후 상가주택과 꼬마빌딩만 80여채 시공한 베테랑이다. 한 달에 한 채씩 지은 셈이다. 오는 22일 개강하는 ‘9기 조선일보 땅집고 건축주대학’에 강사로 나서는 김 대표를 만나 상가주택 신축 과정에서 주의할 점을 들어봤다.
―건축주들이 시공사 찾는 과정에서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완제품이라면 제품 상태를 눈으로 보고 사면 된다. 시공사는 다르다. 해당 회사가 설계 도면을 건축물로 어떻게 구현해줄지 상상에 맡겨야 하니 어려울 수 밖에 없다. 건축주가 시공 과정을 전부 알 수도 없어 어쩔 수 없이 시공사에 의존해야 하는데 그런 불안감도 무시할 수 없다. 그야말로 미지의 상황에 수억원의 건축비를 투자하는 것과 다름없다. 시공사도 건축주의 이런 막막한 심정을 충분히 이해한다.”
―좋은 시공사는 어떻게 고르나.
“비딩(bidding)의 첫 걸음은 정확한 설계다. 시공사를 고르기 전 설계도면에 수전, 휴지걸이, 수건걸이처럼 각 구성 요소의 정확한 갯수까지 제대로 적혀있는지부터 확인해야 한다. 그래야 시공비 오차를 줄일 수 있다. 상가주택같은 중소 건축물은 시공사 3곳 정도에서만 견적을 받아봐도 대략적인 시공비를 파악할 수 있다.
비딩을 ‘가장 싼 건축비를 제시하는 시공사를 고르는 과정’이라고 생각하는 건축주가 많다. 그건 오산이다. 비딩은 시공사의 계산 실수를 보완하는 최소한의 장치라고 봐야 맞다. 큰 아파트를 짓는 대형 건설사라면 평당 시공비를 가지고 턴키(turn-key·일괄수주계약) 방식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견적 오차가 덜하다. 소규모 건축은 다르다. 변기 하나만 누락해도 견적에서 몇십만원 차이가 난다. 해당 항목 자체를 누락하면 격차는 몇백만원 수준으로 불어난다.
가장 싼 가격을 제시하는 시공사는 건축주를 위해 시공비를 저렴하게 책정한게 아니라 시공 항목을 누락해 최저가를 뽑아냈을 위험성이 있다는 것이다. 자재 누락에 따른 추후 건축비 증액 부메랑은 결국 건축주 부담이 된다. 여러 곳에서 견적을 받아보고 합리적인 가격을 제시하는 시공사를 골라야 한다.”
―아무리 좋은 시공사를 골라도 하자가 발생한다.
“맞다. 하자가 0%인 경우는 없다. 상가주택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하자는 아무래도 단열, 방수, 결로(結露)다. 이 세 요소가 하자로 발생할 경우 보수 비용도 많이 들고, 건축물에 피해를 입히는 규모도 크다. 상가주택같은 중소형 건물은 획일화된 단열·방수 시공이 불가능해 상황에 맞춰 해결하는 게 최선이다.”
―건축주가 시공 과정에 관여해 하자를 줄일 수는 없나.
“우선 방수의 경우 담수 테스트를 반드시 해야 한다. 방수 시공한 곳에 물을 잔뜩 담아두고 이 물이 빠지지 않는지 확인하는 작업이다. 그래도 물이 새는 경우가 나오지만 담수 테스트는 꼭 체크해야 한다.
단열의 경우 건축물에 어떤 단열재를 쓰는지 건축주 스스로 공부하는게 좋다. 전문가가 아니어도 사전 가이드를 받으면 충분히 알 수 있다. 단열재별 시공 위치, 시공 방법 등을 알아두고 현장에서 제대로 시공하는지 눈으로 확인하면 된다. 결로는 내외부 온도차 17도, 습도 55%일 때 발생한다. 이 때는 결로와 미세먼지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전열교환기라는 제품을 설치하는 것도 방법이다.
하자는 아니라도 소규모 건축에서는 재시공도 많이 발생한다. 건축주가 설계도면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한 채 덜컥 시공했다가 결과물이 마음에 들지 않아 뜯고 다시 시공하는 경우다. 원래 100원짜리 결과물을 낼 수 있는 설계가 있다고 치자. 여기에 디테일을 가미하려면 110~120원이 든다. 그런데 재시공하면 철거비 50원과 재시공비 100원을 합해 총 250원을 써야 한다. 애초에 예상했던 시공비가 2.5배로 불어나는 셈이다. 따라서 무작정 시공부터 하기 전에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도면을 충분히 숙지하라고 당부하고 싶다.”
―상가주택을 지으려는 건축주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건축 현장에 와서 시공사 눈치를 보는 건축주가 많다. 눈 앞에 보이는 시공 과정을 잘 몰라서 멀뚱히 쳐다만 보다가 그냥 가는 건축주도 있다. 당장은 힘들어도 현장에서 충분히 설명을 듣고 이해하는 것도 시공에 참여하는 것과 다름 없다. 최대한 자주 현장을 찾아 적극적으로 질문할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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