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로또 청약' 확산 우려…6년 만에 채권입찰제 부활하나

뉴스 한상혁 기자
입력 2019.07.21 17:24 수정 2019.07.21 17:46

민간 택지 분양가 상한제 시행으로 발생하는 과도한 아파트 시세 차익을 환수하는 방안으로 주택채권입찰제와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 강화 등이 거론되고 있다.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되면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의 경우 분양가격이 시세의 절반 수준까지 낮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에 따라 시세 차익을 노린 청약 과열 현상을 막고 이익을 적절하게 환수하는 방안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006년 3월 채권입찰제를 적용해 분양한 경기 판교신도시 아파트 청약 접수 창구. /조선DB


21일 업계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민간 택지 내 분양가 상한제가 작동할 수 있도록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준비하고 있으며 빠르면 이달 중 입법 예고할 방침이다.

다만 상한제 도입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도 지난 16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정책질의에서 “최대한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는 방향으로 준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상한제 시행에 따른 청약 과열을 막기 위한 방안으로 채권입찰제와 분양권 전매 제한 기간 강화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 있다고 본다. 2006년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판교신도시 등에 분양가 상한제와 함께 주택채권입찰제를 도입했었다. 2013년 부동산 규제 완화 명분으로 폐지했다.

주택채권입찰제는 분양가와 주변 시세 차이가 큰 경우 계약자가 채권을 사게 해 시세차익 일부를 환수하는 제도다. 동일 순위에서 경쟁이 생기면 채권매입액을 많이 써낸 청약자를 당첨자로 정하는 방식이다. 2007년에는 주변 아파트 시세의 80%가 채권상한액이었다.

아파트 당첨자는 계약금 외에 채권매입액을 함께 내야 한다. 채권만기가 20년(제2종 기준)이어서 대부분 만기 전에 은행에 할인한 금액으로 매각한다. 결과적으로 계약자가 시세 차익의 일부를 반납하는 셈이다. 다만 국토부는 아직까지 채권입찰제 도입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는 않다는 입장이다.

채권입찰제 정의와 추진일지.


분양권 전매 강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 장관도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 출석해 "최초 분양자에게 막대한 차익을 주지 않느냐는 걱정은 전매제한을 좀 더 길게 한다든가 해 보완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투기과열지구 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주택의 전매제한은 최장 4년이다. 분양가가 주변 시세의 70% 미만이면 4년, 70% 이상이면 3년이 적용된다.

분양가 상한제 도입으로 큰 시세차익이 예상되는 만큼 업계에서는 민간택지 분양 아파트의 전매제한 기간도 공공택지와 비슷한 최대 8년까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실수요자가 아닌 단기 투자자가 청약시장이 진입하는 것을 막겠다는 의도다.

다만 전매제한 기간을 확대해도 ‘로또 청약’ 현상을 억제하는 효과는 없고 오히려 공급을 줄여 집값 상승을 부추길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한 전문가는 “전매제한 기간을 늘린다고 해도 자산가치 자체가 떨어지는 것이 아니다”면서 “전매제한으로 오히려 공급이 줄면서 새 집에 대한 프리미엄이 붙어 집값이 상승할 수 있다"고 했다.

화제의 뉴스

공공 매입임대 약정 건수 12만5천건 돌파…심의 통과는 3만5천건
"영종도에 K엔터시티 만든다" 한상드림아일랜드, 빌보드코리아와 제휴
[단독] 도로 없는 유령아파트 '힐스테이트 용인' 준공 4년만에 드디어 공급
3기 신도시 최초 본청약 30일 시작, 인천계양 1106가구 나온다
정부 기관은 "최대치 상승" 공인중개사들은 "4.5% 하락" 엇갈린 분석, 왜?

오늘의 땅집GO

[단독] 공급부족론 폈던 국토연구원, 집값 뛰자 주택 보고서 비공개
'박현철 리더십' 롯데건설 매출 30% 성장…PF 위기 극복 '청신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