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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층 빌딩이 공중에 우뚝…전세계가 놀란 랜드마크

뉴스 이지은 기자
입력 2019.06.18 05:40

[세상을 뒤흔든 新랜드마크] 버려진 기차역에 생명 불어 넣은 뉴욕 ‘허드슨 야드’

미국 뉴욕 맨해튼의 새로운 명물이 된 '허드슨 야드'. /허드슨 야드 홈페이지


최근 미국 뉴욕 맨해튼을 깜짝 놀라게 한 랜드마크(landmark)가 등장했다. 초고층 타워형 빌딩 16개로 이뤄진 ‘허드슨 야드’(Hudson Yards)가 주인공이다. 주거·사무·쇼핑·문화시설이 복합된 이 사업에는 250억달러(약 28조원)가 투입될 예정이다.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민간 부동산 개발사업이다.

올 3월 15일 전체 16개 빌딩 중 3개가 먼저 완공돼 대중들에게 공개됐다. 개장 전야 파티에는 시민 1만7000명이 모였을 만큼 큰 관심을 끌었다. 나머지 건물은 2025년까지 완공할 예정이다.

■ 각종 개발 시도 번번이 무산…2010년 사업 본격화

뉴욕 맨해튼의 허드슨 강변에 위치한 '허드슨 야드'. /조선DB


허드슨 야드는 원래 60년 넘게 버려진 죽음의 땅이었다. 맨해튼 서쪽 허드슨 강변에 있던 폐쇄된 대형 철도역이었다. 전체 부지 면적은 11만3000㎡. 축구장 15개를 합한 규모다. 녹슨 철도역과 잡초가 무성한 공터가 뉴욕 한복판에 덩그러니 남겨져 있어 그동안 도심 속 흉물 취급을 받았다.

물론 1950년대 이후 여러 차례 개발 사업이 시도되기는 했었다. 1956년 ‘프리덤 타워’ 개발 계획, 1980년대 프로미식축구와 프로야구 구단 홈구장 건설 계획, 2000년대 블룸버그사의 스포츠 단지 조성 계획 등이 제시됐지만 번번히 무산됐다. 철도역 소유자인 뉴욕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는 2010년 부지를 본격 개발하기로 결정하고 뉴욕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릴레이티드(Related)와 계약을 맺고 허드슨 야드 개발에 착수했다.

제이 크로스 릴레이티드 사장은 “사람들이 도시를 선호하는 이유는 생활, 일, 놀이 등 모든 기능을 갖췄기 때문”이라며 “모든 사람들이 ‘우리 그 곳에서 만나자’라고 할 만한 ‘도심 속의 도시’를 만드는 것이 허드슨 야드 개발 목표였다”라고 말했다.

1950년대에 폐쇄된 철도역 부지(위)를 도시재생 사업으로 재개발한 허드슨 야드. /허드슨 야드 홈페이지


■ 나선형 전망대 등 독특한 건물로 눈길

허드슨 야드를 이루는 모든 건물들이 사실상 공중에 떠 있는 상태로 지어진다는 점이 독특하다. 철도 차량기지를 계속 운영하기 위해 역 천장을 감싸는 거대한 콘크리트 덮개 2개를 설치하고, 이 위에 건물을 세우기로 했기 때문이다. 올해 공개된 빌딩들을 세우기 위해 설치한 콘크리트 덮개의 넓이는 4만㎡, 두께는 1.8m다. 철강 2만5000t이 함께 사용됐으며, 전체 무게는 3만5000t 정도다. 이 덮개를 떠받치기 위한 90t짜리 콘크리트 기둥 30여개를 철도 선로 사이에 배치했다. 외부 작업장에서 제작한 기둥들을 옮기기 위해 뉴욕에서 단 한 대 뿐인 초대형 크레인을 사용했다.

벌집처럼 보이는 독특한 디자인의 전망대 '베슬'. /허드슨 야드 홈페이지


베슬 전망대를 오르내리는 관광객들. /AP뉴시스


올해 공개한 허드슨 야드 건물 가운데 ‘베슬(Vessel)’이 유독 인기다. 공개되자마자 입장 예약이 가득 찰 정도였다. 베슬은 2500개의 나선형 계단이 얽히고 설킨 형태로 마치 벌집처럼 보이는 독특한 전망대다. 높이 46m, 지상 15층이다. 영국 건축가인 토머스 헤더윅이 설계했다. 건축비는 2억달러(2273억원) 정도 들었다. 관광객들은 나선형 계단을 통해 빙글빙글 돌아가는 형태로 베슬을 오르내리며 허드슨 야드에 세워진 건물과 허드슨강 풍경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허드슨 야드의 첨단 종합예술센터 '더 셰드'. /허드슨 야드 홈페이지


특수 유리 지붕으로 만들어진 덮개를 움직여 다양한 형태의 공연장을 만들 수 있다. /허드슨 야드 홈페이지


첨단 종합예술센터인 ‘더 셰드(The Shed)’도 독특한 외관으로 이목을 끈다. 더 셰드는 박스형인 지상 8층 건물과 외벽 일부를 감싸고 있는 3000t짜리 특수 유리 지붕으로 이뤄졌다. 이 지붕 밑동에는 지름 1.8m짜리 철제 바퀴 6개가 달려 있다. 구조물을 좌우로 움직이거나 지붕을 접었다 폈다 하기 위한 것이다. 공연 성격에 따라 다양한 형태의 공연장을 만들 수 있다. 공연장은 3000명까지 수용할 수 있다. 사업비는 4억7500만달러(5388억원)이다.

'30 허드슨 야드(왼쪽 두번째 건물)'는 건물 밖으로 튀어나온 삼각형 모양 전망대 '뉴욕 엣지'가 있다. /게티이미지 코리아


허드슨 야드에는 마천루 빌딩도 있다. 지상 386.5m인 ‘30 허드슨 야드’는 ‘엠파이어스테이트(381m)’를 제치고 뉴욕 마천루 순위 5위에 올랐다. 용도는 주거 시설과 오피스로 평범하다. 하지만 꼭대기층에 ‘뉴욕 엣지(NewYork Edge)’라는 전망대가 눈길을 끈다. 이 전망대는 뉴욕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다. 건물 밖으로 삐죽 튀어나온 삼각형 모양이다. 바닥이 강화 유리여서 발 아래가 훤히 내려다 보인다.

앞으로 허드슨 야드에는 CNN, 워너미디어, 로레알, 까르띠에, 디올, 펜디 등 유명 대기업이 줄줄이 입주할 예정이다. 입주가 완료되면 허드슨 야드는 뉴욕의 새로운 업무지구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 6조 넘는 세제 혜택 등 파격 지원이 성공 이끌어

허드슨 야드 개관식에 참여한 뉴욕시, 개발 업체 관계자들. /허드슨 야드 홈페이지


허드슨 야드 프로젝트의 성공 배경에는 뉴욕시의 파격적인 지원이 있었다. 뉴욕시는 릴레이티드에 60억달러의 세제 혜택을 제공하고, 입주 회사에는 법인세 감면 혜택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또 24억달러를 들여 뉴욕 지하철 7호선을 허드슨 야드까지 연장해주기도 했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허드슨 야드를 통해 뉴욕이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도시가 된 이유가 무엇인지를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에도 서울 등 도심지의 도시재생 사업을 추진하려면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형수 서울건축사회 홍보이사는 “허드슨 야드와 서울의 용산역세권 개발을 비교해볼 수 있는데, 허드슨 야드가 정부의 지원을 받아 랜드마크로 탈바꿈하는 동안 용산역세권 개발은 2006년 개발 계획을 발표한 이후 아직도 지지부진하다”며 “랜드마크 건설로 얻을 수 있는 경제적인 이득과 금싸라기 땅을 내버려 두면서 발생하는 기회비용을 생각한다면 서울시도 뉴욕시 행보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건물이 경남 남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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