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기 신도시 발표(5월 7일) 한달여 후 지금까지 경기 일산 주요 아파트의 거래가격은 지역 주민들의 우려와 달리 큰 변화가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그동안 대표적 호가 하락 단지로 언급되던 주요 일산 지역 아파트들 가운데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계약된 실제 매매 가격이 속속 공개되고 있다.
신도시 발표 전후를 비교할 수 있는 매매 건을 보면, 예를 들어 고양 일산서구 가좌동 가좌마을 7단지 꿈에그린(전용면적 161㎡)은 3기 신도시 발표 뒤 5월 11일 4억9500만원(15층)에 매매 계약이 체결됐다. 이는 발표 전 같은 평수 매매가 5억원(4월 27일·20층)과 비교해 500만원 낮은 수준이다.
고양 일산동구 풍동 숲속마을 9단지(122㎡)의 경우, 발표에 앞서 4월 5일 4억2500만원(17층)에 팔리다가 발표 후 5월 20일에는 역시 500만원 싼 4억2000만원(18층)에 거래가 이뤄졌다.
4월 6일 4억6000만원(84.93㎡·5층)에 거래된 일산동구 마두동 강촌마을(라이프) 아파트는 6월 1일 4억3000만원(2층)에 계약됐다. 3000만원 싼 가격이지만 저층(2층) 매물이라는 점에서 직접 비교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
같은 동구 백석동 백송마을 대림 아파트(58.74㎡)의 경우 4월 18일 매매가격이 2억7250만원(10층)이었다가, 5월 13일과 21일 3건의 거래가 2억9000만원(8층), 2억6800만원(9층), 2억7500만원(9층)에 성사됐다. 개별 거래에 따라 많게는 1750만원 올랐거나, 450만원 정도 떨어졌기 때문에 시세 차이가 뚜렷하지 않았다.
고양 일산서구 덕이동 일산파밀리에 2단지(129㎡)는 4월 한 달과 3기 신도시 발표 직전인 5월 1일까지 4억3300만∼4억7700만원 범위에서 매매가 이뤄졌다. 5월 7일 3기 신도시 입지가 공개된 이후로는 9일, 13일, 19일 세 차례에 걸쳐 4억7400만∼4억7700만원에 팔렸다. 매매 최고가만 보자면 변화가 없었던 셈이다.
오히려 3기 신도시 발표 이후 가격이 오른 경우도 있었다. 고양 일산서구 탄현동 두산위브더제니스(120.78㎡)의 경우 4월 1일 8억4000만원(55층)에 거래되던 것이 5월 14일, 17일, 27일에는 각 8억9100만원(48층), 8억9100만원(48층), 8억6500만원(22층)에 계약이 이뤄졌다. 신도시 발표 후 2500만∼5100만원 정도 오른 것이다.
일산동구 백석동 일산요진와이시티(84.49㎡)의 매매가는 4월 21일 6억3700만원(20층)에서 5월 11일 6억7000만원(15층)으로 3300만원 올랐다.
한국감정원이 조사·분석, 발표하는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 지수 변동률 추이에서도 3기 신도시 발표의 영향은 우려한 만큼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
가장 최근 조사 결과인 6월 둘째 주 고양 아파트 매매지수 증감률(직전주 대비)은 -0.1%로 집계됐다. 세부 지역별 변동률은 ▲ 덕양 -0.1% ▲ 일산동구 -0.09% ▲ 일산서구 -0.1%로, 신도시 발표 직후(5월 둘째 주)와 비교해 하락 폭이 덕양만 0.04%포인트 높아지고 동구와 서구는 각 0.01%포인트, 0.09%포인트 떨어졌다. 발표 직전인 4월 다섯째주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3기 신도시 발표 직후, 특이하게 일산 지역만 집중적으로 '공급 증가 부담' 피해 지역으로 언급되면서 일산 일부 지역의 매매 심리가 실제로 위축되고 호가가 다소 떨어졌을 수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실제 거래된 가격은 '1억 하락' 등의 소문과는 거리가 있고, 아직 3기 신도시의 준공 시점이 많이 남은 데다 고양·일산 등 교통망 확충 계획도 있어 매매 심리도 안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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