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급 택지개발 때마다 반복하는 늑장 개교 문제가 경기 평택시 고덕신도시에도 재연되고 있다.
14일 평택시와 평택교육지원청 등에 따르면 평택시 서정동과 장당동, 고덕면 일대에 조성 중인 고덕국제화계획지구가 오는 30일 초중고교 1곳도 없는 채로 첫 입주를 시작한다. 고덕신도시 내 초등학교는 내년 3월에야 개교할 예정이어서 입주 예정자들은 자녀 통학 문제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고덕신도시는 2022년까지 5만8000여 가구 동양 파라곤 아파트(752가구)가 첫 입주를 시작해 올해 11월까지 4개 공동주택에 3248가구, 9000여명이 입주할 예정이다.
하지만 현재 건립 중인 학교는 초등학교 1곳이 전부고, 개교는 내년 3월로 예정돼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초등학생 자녀를 둔 입주 예정자들은 입주 후 2㎞정도 떨어진 서정리초교로 아이들을 보내야 한다. 중학교나 고등학교 건립 계획은 아직 정해지지도 않았다.
도시계획상엔 고덕지구 내 초등학교 11곳, 중학교 5곳, 고등학교 5곳 등의 학교 건립이 예정돼 있다. 이에 따라 평택시는 수차례 관련 기관과 대책회의 끝에 일단 아파트 건설사와 시행사가 자체 통학버스를 운행해 초등학생 통학 문제를 임시로나마 해결하도록 했다.
중학교 통학 문제는 교육 당국이 인근 송탄중학군에 속한 중학교 중 고덕신도시에서 가까운 곳에 학생을 우선 배정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도시마다 반복하는 늑장 개교 문제에 대해 평택시는 학생 실수요가 나온 뒤 학교를 건립하는 교육 당국의 규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다.
평택시 관계자는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선 교육 당국이 도시계획 수립 때 지자체가 아파트 사업승인을 하면, 바로 학교 건립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며 "실제 입주가 이뤄진 뒤 학교를 지으려 해도 최소 3년이 걸리다 보니 입주민이 불편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교육 당국은 학교 건립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해 규정을 지킬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평택교육지원청 관계자는 "규정에는 실제 공동주택 학생 발생 수를 보고 학교 건립을 진행하는 것으로 돼 있다"며 "어떤 지역에서 학교를 미리 지어놨다가 실제 입주로 이어지지 않아 학교가 텅텅 비는 사례가 있었는데, 학교 건립에 수백억 원의 혈세가 투입되는 만큼 규정을 준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올 하반기 경기도교육청에 초교 1곳과 중학교 1곳 건립에 대한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라며 "늦은 개교에 따른 입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안에 대해 계속 고민 중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