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배우자 증여 후 양도하면 세금 안 낼 수 있었는데…

뉴스 한상혁 기자
입력 2019.06.01 05:08

양도소득세를 절세할 수 있는 방법으로 배우자에게 증여한 후 배우자가 양도하는 방법이 자주 쓰인다. 배우자에게 증여하면 최대 6억원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는 점을 적극 활용하는 것. 특히 분양권 거래에 활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올 1월 세법 시행령 개정으로 배우자 증여를 통한 절세할 때 주의할 점이 생겼다.

■ 배우자 증여 후 양도시 ‘증여가액=취득가액’

배우자 증여를 통한 절세의 기본 원리는 부부간 증여에는 증여가액이 취득가액이 된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A씨가 아파트를 3억원에 매입 후 6억원으로 가격이 올랐을 경우를 생각해 보자. A씨가 이 아파트를 바로 팔면 양도차익 3억원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내야 한다.

배우자 증여 후 양도를 통한 양도세 절세의 흐름도./심기환 기자

그러나 이 아파트를 아내인 B씨에게 증여하면 어떨까. 증여 재산가액이 6억원이므로 배우자 증여 공제 6억원을 적용하면 우선 B씨가 내야 할 증여세는 없다. 이번에는 B씨가 6억원에 아파트를 처분할 때, 취득가액은 B씨가 양도받은 재산가액, 즉 6억원이 되므로 양도차익이 발생하지 않는다.

A씨가 아파트를 팔기 전 중간에 아내 B씨에게 증여한 것만으로 증여세와 양도세를 한푼도 내지 않고 아파트를 팔 수 있는 것이다.

■ 배우자 양도세 이월과세란?

하지만 이런 방식은 배우자에게 증여 후 5년이 지나서 매도할 때에만 가능하다. 세법은 배우자 증여 공제를 이용한 조세 회피를 막기 위해 배우자에게 증여 후 5년 이내 양도하면 증여받은 배우자의 취득가액은 증여재산가액이 아니라 증여한 배우자의 취득가액이 되도록 하는 ‘이월과세’를 도입했다.

위 사례의 경우 아내 B씨가 아파트를 증여받은 뒤 5년 이내에 팔면 이월과세 적용 대상이다. 이 때 B씨의 양도차익 계산시 취득가액은 증여당시 재산가액인 6억원이 아니라 A씨가 취득한 가액인 3억원이 된다. 이 때는 양도소득세를 아끼기는커녕 증여과정에서 발생하는 취득세 등 비용만 지출돼 오히려 손해가 된다.

■ 분양권과 조합원 입주권도 이월과세 대상

올 1월 세법 시행령 개정으로 이월과세 적용대상 물건이 토지·건물 등 부동산은 물론 특정시설물이용권에서 분양권, 조합원입주권 등 부동산을 취득할 수 있는 권리까지 확대됐다.

배우자 양도세 이월과세가 올해 2월12일부터 분양권에도 적용된다.


종전에는 실제로 아파트 분양을 받아 프리미엄(웃돈)이 형성된 경우 그 분양권을 배우자에게 증여하고 즉시 양도해도 이월과세가 적용되지 않았다. 그래서 분양권의 경우 배우자에게 증여 후 즉시 양도해 세금을 내지 않는 절세법이 유행했다. 분양권은 등기되는 자산이 아니므로 명의 변경시 취득세도 부과되지 않고, 6억원 이하라면 증여세도 부과되지 않는다. 이월과세 대상이 아니어서 즉시 양도해도 증여재산가액과 양도가액이 같아져 양도소득세마저 부과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바뀐 시행령 시행일인 올 2월 12일 이후 분양권도 이월과세 적용 대상이다. 따라서 분양권을 증여받아 분양권 상태에서 5년 이내 양도할 경우 또는 분양권을 증여받고 아파트가 준공된 후 양도해도 증여일로부터 5년 이내 양도한다면 증여한 배우자의 취득가액과 양도가액의 차액에 대해 양도소득세를 과세하게 된다.

■ “시행일 이후 양도하면 이월과세 적용”

특히 이번 이월과세 대상 확대에서 주의할 점은 세법 시행령 시행일(2월 12일) 이후 ‘증여’하는 것이 아닌 ‘양도’하는 것부터 적용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시행일 이전에 증여했다고 해도 시행일 이전에 양도하지 못했다면 증여일 이후 5년이 지난 후 양도해야 이월과세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3기 신도시 논란 확산…수도권 집값 폭락할까
└지상과 지하에서 동시에...방배동에 무슨 일이?



화제의 뉴스

한때 미분양 강동 '올림픽파크포레온', 국평 25억 돌파
신축 아파트 귀해진다…'원주 푸르지오 더 센트럴' 눈길
조국이 선택한 그 아파트 '8억 로또'로 재건축…내달 9일 특별공급
"분당 선도지구 탈락이 승자의 저주 피하는 호재"…성남시, 매년 1만 가구 재건축
관악역 '안양 아카디아 포레' 조합원 모집

오늘의 땅집GO

'선도지구' 분당, 승자의 저주 걱정…장수명 주택 등 사업비 증가
"아파트인 줄 알았는데 오피스텔?" 정부 규제완화에 소비자 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