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 땅집고가 실패하지 않는 건축과 집짓기로 가는 바른 길을 제시할 ‘제8기 조선일보 건축주 대학’(www.csacademy.kr)이 오는 5월 28일 문을 엽니다. “좋은 건물은 좋은 건축주가 만든다”는 말처럼 건축주 스스로 충분한 지식과 소양을 쌓아야 좋은 건축가와 시공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8기 과정을 이끌 건축 멘토들을 미리 만나 그들이 가진 건축 철학과 노하우를 들어봤습니다.
[돈버는 건축]강남 도심 한 가운데, 직장 위에 내 집짓기
“일터에 집을 짓는 것, 직주근접(직장과 집이 가까이에 있는 형태)을 실현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죠. 크게 보면 도심 주택가의 공동화를 해결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현상일 구도건축 소장)
사업체를 운영하는 A씨는 서울 근교 도시에 아파트에 살면서 매일 아침 저녁 출·퇴근을 했다. 차량 정체가 심한 도로 위에서 출퇴근 전쟁에 시달렸다. 출퇴근 전쟁에 벗어나기 위해 선택한 방법인 직장이 있는 서울 강남구 역삼역 인근에 땅을 매입해, 이 곳에 일터(사무실)와 주택이 함께 있는 건물을 짓는 것이었다.
일터와 집이 같이 있는 건물이라는 큰 방향은 결정됐지만, 설계가 쉽지는 않았다. 효율적인 일터에 중점을 둔 건물을 지으려면 주택의 기능이 훼손될 수 있고, 집의 기능을 확실하게 살리려고 하면 일터 기능이 떨어지는 일이 벌어질 수 있었기 때문이다. 건축주 A씨는 구도하우스 현상일 소장(대표)을 찾아 공간의 용도를 극대화하고 알차게 쓸 수 있는 설계를 해 달라고 요청했다.
◆건축 개요
주택명 : 갤러리 브릭스
건축사무소 : 구도건축사무소, 현상일 소장
위치 :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
건물 용도 : 상가주택
건축연도 : 2017년
설계회사 : 태성산업개발
구조 : 철근콘크리트 구조
규모 : 지하 1층, 지상2층
대지면적 : 510.4㎡
연면적 : 853㎡
건축면적 : 254㎡
건폐율 : 49.8%
용적률 : 89.%
◆건축가가 말하는 이 집은…
건축주가 산 땅 주변은 단독주택이 많은 주거지역이었지만, 주변에는 어린이집, 카페 등 상가 용도로 쓰이는 건물도 제법 많았다. 현 소장은 건축주의 요청에 받아 1층은 업무 공간, 2층에는 주택이 들어가는 건축물을 만들기로 했다. 현 소장은 ‘직장은 직장처럼 집은 집처럼’ 기능이 확실한 복합 건물을 설계하자는 목표를 세웠다.
주택가여서 제한 요인이 많았다는 점은 설계의 장애 요인이었다. 부지 일대가 단독주택들이 많은 전용 주거지역이어서, 일반 주거지역과 달리 면적과 층수 제한을 강하게 받았다. 지상층 바닥 면적이 부지 면적 이상이 될 수 없고 건물 높이도 2층, 8m 이내로 제한이 있었다. 현 소장은 이런 제한 요건을 수용하면서도, 지하부터 옥상까지 다채롭고 압축적인 공간을 만들고자 했다.
■ 100명 손님 몰려와도 거뜬한 업무공간
부지 위치는 역삼동 지하철 역과 가까웠다. 업무 공간은 일종의 ‘매장’이었는데 방문자들 대중교통을 이용해 방문하는 경우 많았다. 하지만, 매장에서 행사가 있는 날에는 100명 이상의 고객이 몰릴 때도 있었는데 이런 날은 차를 직접 몰고 오는 경우도 많았다. 건축주는 이런 점을 고려해 최대한 주차 영역을 많이 확보해달라고 요청했다.
현 소장은 주차장을 많이 확보하기 위해 도로보다 2m 정도 높았던 대지의 조건을 최대한 활용했다. 형질 변경을 하지 않아도 되는 범위 내에서 반지하 형태의 지하 주차장을 만들기로 했다. 대지 경계면까지 근접한 공간을 만들어 통로에도 차량을 주차시킬 경우 최대 30대까지 주차할 수 있는 초대형 주차장을 만들었다.
1층은 평소에는 매장으로 사용하지만, 세미나와 행사 제품 시연을 할 때도 있었다. 이를 고려해 공간에 메인홀·계단강의실·아일랜드 주방 타입의 시연대 등을 설치했다.
■ 낮과 밤, 색다른 힐링공간 된 주택
2층의 주택 공간은 건물 1층의 업무 공간과 완전히 분리해 프라이버시가 보장 되도록 설계했다. 1층은 전면을 모두 유리를 설치해 바깥에서도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도록 했지만, 2층은 외벽 절반만 유리창을 끼워 넣었다. 업무공간이 주거공간을 쉽게 침범하지 못하도록, 1층에서 2층으로 올라오는 동선을 일부러 까다롭게 만들었다.
이 건축물의 포인트가 되는 공간은 옥상과 1층 앞 정원이다. 역삼역 인근 부지여서 주변에 고층 건물이 많았는데, 퇴근 후에는 옥상에서 고층 건물의 야경을 즐길 수 있도록 했다. 경우에 따라 1층을 방문한 고객들이 옥상을 모임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정원도 핵심적인 공간이었다. 밤이 되면 1층 앞 데크와 나무, 연못으로 새가 날아들었다. 건축주는 훗날 건축가에게 “1층 데크가 뜻밖의 힐링 공간이 돼 너무 좋았다”는 감사의 말을 전했다. 밤이 되면 건축주 부부 오롯이 도심 한가운데서 휴식할 수 있는 공간으로 재탄생했다. 마치 도심 속 고급 카페나 와인바의 야외 공간 같은 느낌이 들도록 설계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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