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서울 강남권 아파트 중 두 번째로 분양한 서초구 방배동 ‘방배 그랑자이’의 당첨 최저 가점이 36점을 기록했다. 갈수록 강화되는 대출 규제 탓에 실소유자에게 아파트를 우선 공급한다는 가점제의 의미가 무색해지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16일 금융결제원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서울 서초구 방배동 ‘방배그랑자이’의 전용면적 84㎡C와 74㎡B의 당첨가점 최저점이 각각 36점으로 집계됐다. 이들 주택형의 경쟁률은 각각 3.28대 1, 3.82대 1로 가장 낮기도 했다.
직전 강남권 분양 단지인 강남구 일원동 ‘디에이치 포레센트’ 당첨가점 최저인 48점(전용 59㎡)보다 12점 더 내려간 수준이다.
강북에서는 올해 청약가점 10점대에서 당첨자가 나오기도 했다. 지난 1월 분양한 서울 광진구 화양동 'e편한세상 광진 그랜드파크 전용 84㎡E의 당첨 최저가점은 16점이었다.
아파트 청약가점은 무주택 기간, 부양가족 수, 청약통장 가입 기간등으로 계산한다. 30점대 가점은 일반적으로 7~8년의 무주택 기간과 청약통장 가입기간이면 충족할 수 있다. 주택 시장에서 최고 인기 상품인 서울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조차도 30대 초중반 무주택자가 당첨받을 수 있을만큼 가점 문턱이 낮아졌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침체와 고분양가, 대출규제 강화 등의 영향이라고 분석한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대출규제가 가장 큰 원인”이라며 “문제는 높은 분양가격에 대출까지 불가능해져 실수요자들의 외면을 받은 주택을 실수요자가 아닌 현금 부자들이 독차지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