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집고

분양가 싸다던 위례, 알고보니 옵션만 7400만원 바가지?

뉴스 김리영 기자
입력 2019.05.16 04:00

지난 달 24일 북위례 송파구에 분양한 ‘위례리슈빌 퍼스트클래스’는 가격 경쟁력이 있는 강남권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로 알려져 청약 ‘대박’을 기록했다. 총 465(일반분양)가구를 모집하는데 3만명이 넘는 청약자가 몰려 평균 70대1의 경쟁률을 기록 한 것. 하지만, 15일 계약을 앞두고는 청약 담첨자들 사이에 “당첨 돼서 좋기는 한데, 옵션이라는 걸 따져보니 아무래도 이상한 것 같다”는 얘기가 돌고 있다. 유상 옵션 가격이 넣고 따져보니 분양 가격이 정말 저렴한 것인지, 아닌지 헷갈린다는 것이다.

위례신도시 계룡리슈빌 퍼스트클래스 견본주택을 찾은 방문객들이 내부 관람을 위해 줄을 서 있다. /조선DB


이 아파트의 가장 작은 주택형인 105㎡의 분양가는 8억7860만원이다. 하지만, 여기에 발코니와 시스템 에어컨 가격(2499만원)를 합치면 실제 청약자가 내야 할 돈은 9억원이 넘는다. 이 아파트에 청약이 당첨된 김모씨는 “취득세와 중도금 집단대출 이자까지 고려하면 작은 주택형도 10억원 가까이 들 것 같아 아무래도 로또까지는 아닌 것 같다”고 했다.

■ 유상옵션, 낮은 분양가 메우려는 건설사 꼼수?

위례리슈빌 퍼스트클래스 111㎡ 견본주택 주방에 외산가구 유상옵션을 적용한 모습. /계룡건설


최근 주택 시장에선 각종 규제와 정부의 분양가 통제의 영향으로 분양가격을 책정한 대신 값비싼 옵션 장사를 해 건설사들이 수익을 챙기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건설사가 내세우는 옵션 사례가 시중 가격에 비해 비싼데다가, 옵션을 선택하지 않으면 집 자체의 상품성이 떨어지도록 설계해 ‘꼼수 분양’을 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아파트의 유상 옵션 가격은 5000만~7000만원 정도로 아파트 분양 가격에 영향을 미칠 정도로 비싸다.

■ 계룡리슈빌 유상옵션 최고가 ‘7400만원’, 헬리오시티 2배

주택 소비자들이 분양 아파트의 유상 옵션에 대해 갖는 첫번째 불만은 과거에 비해 옵션의 종류가 지나치게 많고, 가격도 비싸다는 점이다. 공교롭게도 일반 분양 아파트에 비해 분양가 상한제 아파트 일수록 옵션 수가 많고, 전체 금액도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위례리슈빌 퍼스트클래스의 가장 큰 주택형인 130T 유상옵션 품목은 총 13개로 송파 헬리오시티(5개)보다 두 배 가량 많다 . /계룡건설



위례신도시 ‘계룡리슈빌 퍼스트클래스’의 유상 옵션은 발코니확장·천장 에어컨 설치·드레스룸·중문·빌트인 가전·주방가구(국산/외산)·의류관리기 등으로 구성됐다. 이 아파트의 기본 옵션 가격은 상대적으로 비싸다는 것이 소비자들의 불만이다.

이 아파트의 발코니 확장 시공 가격이 주택형에 따라 1648만원에서 2005만원이었다. 모든 유상 옵션을 적용할 경우 가장 작은 주택형인 105㎡는 유상옵션 가격이6200만원이다. 가장 큰 주택형인 130T 주택형의 경우 유상 옵션 총 합이 7400만원이었다.

지난 2~3년 간 송파구에 분양한 아파트 유상옵션 품목과 가격. /각 업체 제공


4년 전 송파구 장지동에서 분양한 ‘위례중앙푸르지오 1차(2014년 10월 분양)’ 아파트 의 경우 195㎡펜트하우스 유상옵션 가격 전체 합계 가격이 5678만원이다. 위례중앙푸르지오가 크기도 훨씬 크고, 최고급형인 펜트하우스임에도 위례 계룡리슈빌 유상옵션보다 가격이 1753만원 가량 저렴했다. 송파 헬리오시티 아파트와 비교해도 마찬가지다. 헬리오시티의 130㎡ 유상옵션 총 합이 3559만원으로 위례리슈빌 130㎡의 절반 수준이다.

유상 옵션의 두 번째 문제점은 건설사들이 구조적으로 과도한 옵션을 선택하도록 해 설계했다는 점이다. 계룡리슈빌 퍼스트클래스의 경우 발코니를 확장하지 않으면 시스템 에어컨을 비롯한 다른 유상옵션을 추가할 수 없는 구조다. 하이브리드 쿡탑이나 에어컨을 설치하려면, 1648만~2005만원의 발코니 확장을 선택해야 가능하도록 해 놓았다.

4~5년 간 송파구 인근 아파트 발코니 확장과 시스템 에어컨 옵션 가격 비교. /각 업체


작년 5월 하남 미사지구에 분양한 ‘미사역 파라곤’ 역시 위례리슈빌과 마찬가지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분양가가 시세보다 낮았다. 하지만 이곳 역시 건설사가 제시한 과도한 유상 옵션 장사를 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미사역 파라곤 견본주택에 마련된 주방 모습. /동양건설산업


이 아파트의 유상옵션 가격은 최대 5500만원이다. 품목은 발코니 확장을 비롯해 시스템에어컨, 중문, 시스템드레스, 보조주방가구, 붙박이장, 가족실 도어, 하이브리드쿡탑 등으로 여러 개였다. 유상옵션을 하지 않을 경우 방이 비좁아지거나 드레스룸이 제외되기도 했다.


■ 유상옵션으로 9억원 넘어가 취득세 1100만원 더 내야

값비싼 옵션 상품을 구입하면, 주택 구입 때 내야 하는 취득세도 증가한다. 아파트 취득세는 분양가와 옵션 가격을 합한 금액으로 산정하기 때문이다. 85㎡를 초과하는 주택형의 경우 분양가와 옵션을 합친 가격이 9억원을 넘기면 취득세율이 증가한다.

위례리슈빌105㎡의 경우 원래 분양가인 8억7860만원에 대한 취득세(85㎡초과, 9억 이하 2.4% 적용)는 2100만원이지만 옵션 총 가격인 약 6000만원을 더해 취득세(85㎡·9억 초과 3.5% 적용)를 계산하면 3280만원으로 약 1100만원을 더 내야 한다.

주택 가격에 따라 달라지는 취득세율. /국토교통부


이윤실 태하세무회계사무소 대표는 “취득세를 낼 때 산정 기준은 분양가에 유상옵션 가격을 합한 금액이고, 6억원, 9억원을 넘길 경우 취득세율 적용이 달라지므로 옵션을 선택할 때 이 부분을 고려해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고 했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건물이 경남 남해에?



화제의 뉴스

99층 삼익비치 전 평형 전세금 1억대…7% 전세가율, 현금부자만 사들인다
"보증금 돌려준다? 또 거짓말" 大法, 180억 떼먹은 무자본 갭투자자에 징역 15년 철퇴
우대빵부동산, 청약·분양권 투자 내집마련 콘서트 27일 개최
노부모 모시는 효자인줄 알았더니…아파트 특공 받으려 위장 전입
국평 15억원에도 분양 흥행한 안양…중저가서 고가 아파트 시장 도약 가능성 제기

오늘의 땅집GO

"SH 아파트만 용적률 4배 증가"..서울시 수서 개발 SH 특혜논란
'20년 임대후 분양전환의 함정', 당장은 저렴하지만 집값폭등 땐 벼락거지 리스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