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건축가들이 짓는 집은 어떤 모습일까. 일본 협소주택이나 미국 주택은 TV나 영화를 통해 종종 소개되지만 그 의도와 철학적 의미를 알기는 쉽지 않다. 땅집고는 월간 건축문화와 함께 세계적인 건축가들이 지은 주택을 소개한다.
[세계의 주택] 원형으로 된 해안가 별장 ‘세인트 앤드류스 해변주택’
호주 해안가 넓은 땅에 우두커니 세워진 ‘세인트 앤드류스 해변주택’. 집이라고 보기엔 독특한 형태로 보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해변가에 있는 이 집은 집안 어디에서든 주변 경관을 감상할 수 있게 하기 위해 원형으로 기획했다. 계단을 중심으로 360도로 돌아가며 나뉜 공간은 제각기 다른 풍경을 제공한다.
곡면으로 인해 공간의 효율이 떨어져 보일 수 있지만, 내부 가구 배치를 통해 공간 낭비를 최소화했다.
◆건축개요
설계 : 오스틴 메이너드 건축사무소
위치 : 호주
대지면적 : 8304㎡
연면적 : 139㎡
준공시기 : 2018년 12월
사진작가 : 데릭 스왈웰(Derek Swalwell)
◆건축가가 말하는 이 집은…
빅토리아 모닝턴 반도(Victoria’s Mornington Peninsula)에 있는 세인트 앤드류스(St Andrews) 해변에는 번화가나 식당이 없다. 작은 상점과 맥주 양조장이 전부다. 평온하고 조용한 마을로 아름다운 해안선이 볼거리다. 건축주는 해안과 가까운 넓은 땅을 갖고 있었다.
건축주는 도시에서 탈출해 조용한 환경에서 가족, 친구들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 사용하길 원했다. 무엇보다 집 어떤 곳에서든 해변 경치를 감상할 수 있도록 설계해 달라고 했다. 이를 위해 떠올린 집의 형태가 원형이었다. 원형은 색다른 느낌을 줄 수 있는 집이었다. 다만 원형으로 인해 발생하는 공간 낭비를 막기 위해 내부에 복도를 없앴다.
건축주는 종종 ‘바흐(Bach)’라는 용어를 사용했는데, 이는 뉴질랜드에서 사용하는 단어로 중세기에 지어진 거친 해안가 오두막을 뜻했다. 주로 재활용된 재료를 사용한다. 건축주는 자신의 별장을 ‘바흐’로 지어달라고 요청했다.
■ 해변 부두처럼 솟아오른 원형 집
집은 오래된 해변 부두와 같이 그윽한 멋을 가졌다. 반경 5m도 채 안 되는 이 집은 거친 지형을 배경으로 한 기하학적 형태가 돋보인다. 집의 평면은 원형으로 모든 면이 정면이다. 외부 마감은 목재를 사용했다.
건축가는 화석 연료나 가스를 사용하지 않고 태양열 시스템을 최대한 활용했다. 모든 창문은 이중 유리로 됐으며, 초소형 인버터(전력 변환 장치)가 달린 태양열 판이 지붕을 덮고 있다. 큰 원형 콘크리트 물탱크는 빗물을 모아 화장실에 재사용하고 정원에 물을 주는 역할을 했다.
■ 폴딩도어 너머로 펼쳐진 해안가 풍경
내부는 공간 분할을 위한 나선형 계단 중심으로 아늑한 공간이 만들어졌다. 1층은 부엌, 거실, 식사 공간, 욕실과 세탁실이 있으며 폴딩도어가 열리면서 바깥으로 연결됐다.
중앙 나선형 계단은 위층의 욕실과 침실로 이어지고 있다. 전통적인 침실 배치와 달리 2층 수면 공간은 커튼으로 분리된 하나의 방으로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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