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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내리는데, 뒤늦게 공시가격 폭탄 맞은 과천

뉴스 한상혁 기자
입력 2019.05.01 16:34 수정 2019.05.02 09:59

국토교통부 발표자료에 따르면 경기도 과천시 아파트 공시가격은 지난해 23% 넘게 급등해 전국 시군구 중 상승률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서는 4월 말까지 과천시 아파트 시세는 경기도에서 두번째로 큰 하락폭을 나타내며 급락하고 있다.

아파트 가격 상승기에 집을 팔지 않고 보유하고 있는 과천의 아파트 소유자 입장에선 “사실 아무것도 변한 것이 없는데, 시장 상황에 따라 집값이 급등했다가, 급락하는 바람에 세금만 더 내야 한다”는 불만이 나올만한 상황이다. 이는 현 정부가 지난해 상승한 아파트 시세에 맞게 반영한다며, 공시가격을 단기간에 급격히 올리면 서 벌어진 일이다.

국토교통부가 30일 확정 발표한 2019년 1월 1일 기준 아파트 공시가격 자료에 따르면 과천시의 올해 아파트 공시가격은 작년 대비 23.41% 올라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전국 평균 상승률 5.24%보다 무려 5배가 높은 수치다. 게다가 최근 몇년 새 서울의 가격 상승을 주도했던 지역인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의 공시가격 상승률(16.9%)이나 고가 주택지인 강남4구(서초·강남·송파·강동구) 상승률(15.18%)보다도 훨씬 높다.

경기 과천시 과천 주공 2단지(위)와 과천시 가격 변동률 변화./조선DB·심기환 기자

그러나 지난해 9·13 부동산 대책 발표 이후 작년 말부터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집값이 하락하면서 과천의 집값도 꺾이고 있다. 실제로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과천시의 아파트값은 올 들어 4월 22일까지 2.89% 하락했다. 하락률로 광명시(-4.33%)에 이어 경기도에서 두번째다. 올해 서울의 가격 하락을 주도한 강남구(-2.72%)보다도 더 많이 떨어졌다.

지난해 과천 아파트 공시가격이 급등한 것은 재건축 아파트 분양과 3기 신도시, 갈현동 지식정보타운 개발 등 몇가지 호재가 겹쳤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여기에 올해 3월 발표한 급격한 공시가격 상승에 따른 재산세 부담도 매물 증가의 한 원인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예를 들어 과천시 부림동 '주공9단지' 아파트 전용 73은 지난해 공시가격 5억3000만원에서 올해 6억8300만원으로 무려 28.8% 상승했다. 이 아파트는 올해 재산세 부담이 121만원에서 158만원으로 올해 세부담 상한선인 30%까지 오른다.

경기 과천시 '래미안 슈르' 아파트(위)의 올해 공시가격과 재산세, 종합부동산세 추정액./조선DB·샐리몬 제공

과천시 별양동 래미안슈르 전용 84㎡ 역시 공시가격이 2018년 5억9200만원에서 2019년 7억6800만원으로 29% 급등했다. 재산세 부담은 144만원에서 188만원으로 올해 30% 한도까지 상승한다.

이렇게 되자 과천에서는 아파트 가격이 이미 하락하고 있는데도 작년 말과 올해 초 가격이 높았던 때의 시세를 기준으로 공시가격을 급격히 올린 데 따른 비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과천 주민들은 지난 13일 과천 그레이스호텔 앞에서 아파트 공시가격이 인하를 촉구하는 시민 결의대회를 열기도 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작년 말을 전후해 아파트를 매입한 사람은 가격이 떨어졌는데도 재산세 부담이 크게 늘어 불만이 높아질 수 있다”며 “선의의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공시가격은 신중하게 정해야 하는데 정치적인 목적으로 급격히 올리면서 이런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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